전쟁기념관은 일제강점기 항일 무장투쟁에 헌신하고 순국한 고헌(固軒) 박상진(1884~1921·사진) 선생을 ‘8월의 호국인물’로 선정했다.
울산에서 태어난 선생은 서울 양정의숙에서 법률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1910년 판사 시험에 합격해 평양법원에 발령받았으나 일제의 침탈로 나라의 주권을 빼앗길 운명에 처하자 사임하고 만주로 건너갔다.
만주에서 허겸·손일민·김대락·이상용·김동삼 등과 함께 독립투쟁의 방향을 모색하던 중 1912년 귀국해 대구에서 상덕태상회(尙德泰商會)를 설립했다. 이는 독립군 자금을 확보하고 독립운동 거점으로 활용하고자 만든 곡물상회였다. 1915년에는 독립군 지원단체인 조선국권회복단도 결성했다.
지역 단위의 독립운동에 한계를 느껴 강력한 독립군 단체 조직을 구상한 선생은 1915년 대한광복회를 결성하고 총사령에 추대됐다. 대한광복회는 혁명적 독립운동단체로 창립 후 경상·충청·전라·강원·서간도 등지에 전국적인 조직망을 구축하고 만주 신흥학교 등과 연계해 독립군 양성에 힘썼다.
자신의 전 재산을 군자금으로 헌납했으며 반민족 지주들을 응징해 군자금을 확보했다. 1916년에는 무기 구매를 위해 만주에 다녀오는 길에 체포돼 6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출옥 후 군자금 모금을 위해 당시 반민족 친일부호를 처단하는 의열투쟁을 전개했다.
대한광복회의 존재가 전국적으로 알려져 정체가 탄로 나자 조직이 와해됐다. 선생은 칠곡의 부호 장승호를 처단한 뒤 안동에 피신해 있다가 1918년 모친의 임종 소식을 듣고 달려간 경주에서 어머니 출상을 하루 앞두고 체포됐다.
사형선고를 받고 4년간의 모진 옥고 끝에 1921년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정부는 고인의 공훈을 기려 지난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오는 8월3일 오후2시 전쟁기념관 호국추모실에서 유족과 유관단체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고인을 추모하는 현양행사가 거행된다./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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