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31일 “북한은 불행히도 (문재인 정부가) 평화구상을 실행할 기회를 봉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리는 이날 취임 두 달을 기념한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북한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의 기대와 달리 도발을 강화하고 그것은 앞으로도 멈춰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대화 기조에 연일 찬물을 끼얹으면서 대북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이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은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대한 ‘경고’와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때에 대한 ‘평화구상’ 두 가지로 구성됐다”며 “(북한과)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지만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북한을 대할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해 ‘레드라인(금지선) 임계점’에 도달했다. 한반도 안보 상황이 근본적 변화에 직면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이런 긴박한 안보 상황, 복잡한 외교환경을 현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익과 안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미국 등 관계국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관계국과 긴밀히 공식·비공식 협의를 하고 있다. 강대국 의견이 같은 방향이면 좋지만 불행히 그렇지 못해서 한국은 더 많은 지혜가 필요하고 그런 지혜를 짜내고자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에 소극적 입장으로 일관하는 중국과 러시아 등도 국제공조의 틀에 포섭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와 관련한 질문에는 “성주에서 고생하시는 주민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분들의 충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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