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는 주말외식을 떠난 이재명-김혜경 부부와, 촬영을 위해 3개월간 떨어져 지내야 하는 추자현-우효광 부부, 그리고 초보부모가 된 김정근-이지애 부부의 일상이 펼쳐졌다.
‘너는 내 운명’에 출연하는 부부 중 리얼리티에 가장 가까운 부부는 바로 이재명-김혜경 부부였다. 집 밥을 원하는 이재명 시장과, 근사한 곳에서 외식을 바라는 아내 김혜경의 모습은, 주위에서 쉽게 보거나 들을 수 있는 ‘주말 풍경의 이상향’이었던 것이다.
결국 아내의 뜻에 따라 점심 외식을 하기 위해 나선 이들 부부지만, 출발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외출준비만 3시간이 넘게 걸리는 아내와 출발 전부터 지쳐버린 남편, 겨우 떠나려고 하니 차량이 방전되는가 하면, 우여곡절 끝에 출발을 했는데 핸드폰을 집에 놔두고 오면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등 식당으로 가기까지 길이 멀어도 너무 멀었던 것이다.
겨우겨우 도착한 식당은 하필이면 브레이크 타임이어서 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결국 이들 부부는 점심을 거른 저녁으로 배를 채우게 됐다. 이후에도 난관은 존재했다. 남편에게 스테이크 메뉴판은 너무나 어려웠으며, 배부르게 먹고 난 이후 금액을 보니 무려 20만원이 넘었던 것이다.
우여곡절이 많은 하루 동안 부부는 다투기도 하고 삐치기도 했으며, 이내 풀고 또 화해하기도 했다. ‘너는 내 운명’은 남편과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으며 화기애애한 하루를 꿈꿨지만 계획에 없는 변수와 실수로 계속 어긋나는 것에 대한 아내의 미안하면서도 속상한 속내와, 아내를 향해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결국 모든 것을 받아주는 동시에 피곤함을 느끼는 남편의 모습을 담아내면서 ‘남과 여’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이 가운데 이재명의 수년간 결혼생활을 통해 체득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명언이 등장했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딱 한번 크게 폭발한 적이 있는데 그때 망신을 당했다고 말한 이재명은 “인내에 기술은 없다. 안 참으면 더 큰 고통이 기다리고 있으며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 결혼은 결국 인내와 배려”라고 말한 것 이다.
이 같은 부부 간, ‘남과 여’의 차이는 “여자친구 덕분에 올 A+를 받았다”는 아들의 발언으로 더욱 극명하게 나뉘었다. 뒷바라지를 한 건 부모인데 정작 좋은 성적에 대한 공로는 여자친구에게 돌리는 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는 엄마 김혜경과, ‘그럴 수도 있지’라고 넘기는 아빠 이재명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공감해주지 않은 채 ‘남의 편’을 들어주는 이재명에 김혜경은 토라졌다. 이를 본 MC들은 “훗날 고부갈등이 생기더라도, 남편은 일단 아내의 편을 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이제 막 결혼생활을 시작한 추자현-우효광 부부는 신혼의 달콤함과 결혼생활의 현실성이 적당히 섞인 일상을 보여주었다.
배우로서 활동 중인 우효광은 드라마 촬영차 사천에 오래동안 떨어져 있어야만 했고, 이들 부분은 행복한 신혼생활을 뒤로 한 채 눈물의 생이별을 해야만 했다. 우효광은 떠나기 전, 추자현을 위한 아침을 준비했다. 요리 실력은 없는 우효광이지만 땀을 흘리면서까지 샌드위치를 만들며 추자현을 위한 아침을 차려주었다.
우효광이 차려준 아침에 감격한 추자현이었지만, 감동은 감동이고 현실은 현실이었다.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우효광이었지만, 그가 만든 샌드위치는 속에 햄과 설탕, 마요네즈 등이 잔뜩 들어간 이른바 ‘칼로리 폭탄’이었던 것이다. 결국 추자현은 체중계를 들고 온 뒤, 남편을 위한 잔소리를 시작했다. 이에 우효광은 아침 내내 준비했던 “혼내지마”를 한국어로 말한 뒤, 애교를 부리면서 결국 추자현을 웃게 했다.
추자현과 우효광 부부는 달콤과 살벌, 그리고 19금 애교를 넘나들었다. 모든 것은 가상이 아닌 현실 부부이기에 나올 수 있는 모습이자 재미였다.
‘너는 내 운명’이 흥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부부외출에 대한 남과 여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이재명-김혜경 부부의 일상은 물론이고,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쓰지만 솔직한 신혼생활을 보여주는 추자현-우효광 부부의 일상에는 꾸밈이나 설정이 없다. 재미를 위해 특별한 사건을 만들거나 미션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너는 내 운명’은 그냥 있는 그대로 부부의 민낯을 보여주는데, 이 같은 민낯이 브라운관을 넘어 보는 시청자들은 마치 자신의 일상을 보는 듯 깊게 공감하는 것이다.
가상연애, 가상결혼이 흥하던 시대는 지났다. ‘가상’인 것만큼 제 아무리 가상의 결혼생활이 재미있다고 한 들. 가상, 즉 만들어진 세계인만큼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사실 그동안 사랑을 받았던 가상 커플들 대부분 달달함보다는 일정부분 리얼리티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현실성과 공감은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1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운명’(이하 ‘너는 내 운명’)은 8,1% 9.9%까지 올랐다.
7.0%로 시작한 ‘너는 내 운명’은 2회에서 5.8%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이내 입소문을 타더니 3회 만에 8.2%까지 치솟으면서 월요 심야예능 최강자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9.9%까지 오른 ‘너는 내 운명’의 성적이 뜻 깊은 이유 중 하나는, 동시간대 1위는 물론이고 한동안 평일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10%대 돌파까지도 엿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것이 다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재명-김혜경, 추자현-우효광, 김수용-김진아, 이지애-김정근 부부, 총 4커플이 출연한다고 하지만, 정작 김수용-김진아 부부의 일상은 이날 방송에서 공개되지 않은 것이다. 신혼부부로서 육아기를 보여주기 위해 합류한 이지애-김정근 부부지만, 부부생활보다 육아에 더 포커스가 맞춰진 이들의 일상은 ‘너는 내 운명’보다는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조금 더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이 같은 아쉬움에도 가상이 아닌 리얼부부가 들려주는 결혼의 이야기로 공감을 사며, 상승세를 잡은 ‘너는 내 운명’의 승상장구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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