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에서 tvN 토일드라마 ‘명불허전’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홍종찬 PD 비롯해 배우 김남길, 김아중, 유민규, 문가영 등이 참석해 드라마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명불허전’은 침을 든 조선 최고의 침의, 허임(김남길 분)과 메스를 든 현대 의학 신봉자 흉부외과의 최연경(김아중 분)이 400년을 뛰어넘어 펼치는 조선왕복 메디활극이다. 4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하는 김남길과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연기를 선보이는 김아중의 만남만으로도 올 여름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김남길은 ‘명불허전’을 컴백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밝은 이미지’를 꼽았다. 김남길은 “어둡고 진지한 캐릭터를 많이 해서 그런지, 대중들에게 어두운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이 대본을 봤을 때 밝음에 끌렸던 것도 사실이고, 영화 ‘해적’과 다르게 하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해적’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때보다 톤을 낮게 한다든지와 같이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불허전’은 조선 최고의 침의이자, 침구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던 의학자 허임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드라마다. 임진왜란 한복판을 누비며 침 하나로 수많은 목숨을 살린 허임은 드라마틱한 생을 산 침구술의 대가로 꼽힌다. 스물 셋의 나이에 침의로 발탁, 25세에 종 6품 의학교수가 됐으며, 천민이라는 신분의 제약을 뛰어 넘고 정3품 당상관의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선조부터 광해군까지 26년이나 총애를 받기도 했다. 그가 집필한 ‘침구경험방’은 일본과 중국에까지 번역돼 ‘동의보감’과 쌍벽을 이루는 의서로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연출을 맡은 홍 PD를 비롯해 출연배우들은 실존인물인 허임을 다루는 것이 ‘명불허전’의 매력이라며 입을 모았다. 홍 PD는 “‘명불허전’에서 주인공은 허임이라는 인물이다. 실존인물인데, 사실 저도 잘 몰랐던 인물이었다. 처음 이런 인물이 있었나싶어 호기심이 발동했고, 400년 전에 살았던 허임이 현대로 떨어졌다는 설정이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명불허전’은 조선 최고의 침의 허임이 하루아침에 침통 하나 들고 2017년 서울 한복판에 떨어져 겪는 서울 적응기를 보여주며 재미를 꾀할 예정이다. 이후 한의학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있는 외과의사 최연경의 한양 적응기가 펼쳐진다. 허임과 최연경이 돌아가면서 2017년 서울과 임진왜란이 벌어지는 조선으로 타입슬립을 하는 것이다.
극에 나오는 ‘타임슬립’은 이미 많은 작품들을 통해 여러 차례 다뤄졌던 소재들이다. 이전의 타임슬립물과의 차별화에 대해 홍 PD는 “타임슬립과 같이 익숙한 것이 많이 있지만, 제가 느겼던 것은 실존 인물이 현대로 왔을 때 재미, 과거의 의원과 현대의 의원이 만났을 때 ‘좋은 사람은 무엇인가’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성장 포인트가 같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홍 PD는 ‘명불허전’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배우들의 연기를 꼽았다. 홍 PD는 “저희 드라마가 소재 적으로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극에서 말하려는 내용이나 캐릭터, 메시지가 다르다”며 “김남길과 김아중, 두 배우가 연기를 해 줄 텐데, 두 배우의 연기 또한 저희 드라마가 차별점이 돼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꼽은 ‘명불허전’의 매력도 홍 PD와 다를 바 없었다. 김아중은 “극중 허임과 연경이 4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서로 갈등하고,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의료적으로 가장 척박했던 시대와 풍족한 오늘날, 두 가지 세계를 경험하면서 여전히 변하지 않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룬다”며 “‘좋은 의사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명불허전’은 타임슬립이라는 판타지에 한의학과 현대의학을 다루는 매디컬, 두 남녀의 로맨스, 코믹 등 한 작품안에 다양한 장르를 담은, 일명 ‘복합장르드라마’이다. 이에 대해 홍 PD는 “시청자가 뭘 좋아할지 모르니 다 준비하자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의학과 현대의학을 동시에 다루는 만큼, 다소 예민하게 받아질 수 있는 영역에 대해 “사실 저도 한의학이나 침술이나 일반 사람처럼 모르고 있었다. 작가님은 글을 쓰면서 연구하고 찾아보기도 했지만, 저는 시청자와 보통 사람들의 눈으로 봤다”며 “지금은 병원이나 의사가 넘치는 세상에서 살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조선시대는 사람 살리는 의원이 귀중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약초나 귀한 약이 필요하고 그걸 사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극중 허임이 다루는 침에 대해 홍 PD는 “침은 돈이 없는 사람들도 침을 해줄 수 있는 응급처치 같은 것이더라. ‘명불허전’을 준비하기 위해 허임을 공부하면서 알게 됐던 것 중 하나가 그가 임진왜란에 참전하면서 죽어가는 병사를 많이 살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실존의 매력들이 굉장히 와 닿았고, 그런 인물이 현재의 서울 한 복판에 떨어졌다면 정말 재미는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명불허전’은 오는 12일 오후 9시 첫 방송.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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