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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관타오 "美 보호무역 다른 나라로 확산 우려...G2 통상전쟁 배제 못해"

<특별 인터뷰> 관타오 중국금융40인포럼 수석연구원

美 통상압박 지속 땐 물리적 충돌·경제 불확실성 커질듯

中 서비스·ICT 등 신경제 탄탄...올 6.5% 성장 무난

당국 통화·유동성 리스크 해소에 주력, 금융 안정세로

증시 성장 잠재력 커...구조·제도문제 해결하면 재도약

관타오 중국금융40인포럼 수석연구원




“세계 경제에 대한 최대 위협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입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결국 미중 간 혹은 미국과 미국의 무역보복 대상국 간의 물리적 충돌과 무역전쟁 위험을 현실화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 금융·환율 분야의 권위자인 관타오 중국금융40인포럼 수석연구원 겸 전 중국 외환관리국 국제수지사장은 중국 베이징시 중심에 위치한 그의 연구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는 내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목소리를 강화하는 데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무엇보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선회하면서 다른 국가들도 이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려했다. 관 수석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과 중국의 글로벌 경제역학 관계를 명확하게 진단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다만 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중국 당국이 금융 리스크 관리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면서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와 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경제에서 미국과의 통상 문제가 큰 변수가 되고 있다. 향후 미국과의 경제관계,통상 이슈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철강 등의 분야에서 미국의 경제제재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사실 이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제재다. 미국은 공정무역을 주장하면서 사실상 보호무역주의의 기치를 내세우고 있다. 관세 강화 등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압박이 현실화하고 보호무역조치가 확대되면 미국은 무역적자는 물론 재정적자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대선 공약에 따라 경기부양책이 본격화하면 수입도 늘고 무역적자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다. 이는 결국 미국의 쌍둥이 적자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중국과의 무역마찰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나.

△중국금융40인포럼 연구소와 미국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대선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단기간에 미국의 무역적자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무역적자의 후유증과 여론 악화를 피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파트너에 대한 보복으로 시선을 돌리려 할 것이다.

관타오 중국금융40인포럼 수석연구원


문제는 이 같은 무역보복으로 미국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만 커진다는 점이다. 결국 미국의 보호무역정책은 전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비화할 것이다. 무역을 무기로 한 통상압박은 나아가 전쟁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다. 미국이 무역보복 정책에 매달린다면 무역전쟁은 물론 물리적 충돌도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 두려운 것은 세계 경제의 리더인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역행함으로써 세계 각국이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을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에 관해서는 정부가 올해 목표로 내세운 6.5% 경제성장률이 달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어떻게 진단하나.

△올 상반기 중국 경제가 국내총생산(GDP) 6.9%의 성장률을 나타내면서 중국은 올해 6.5% 성장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서비스 분야와 인터넷·정보통신기술(ICT) 등 신경제 영역에서 성장동력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신경제의 성장은 제조업 중심의 전통경제가 쇠퇴하는 것의 보완 역할을 해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공급개혁 정책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투자는 해외 각국의 여러 평가가 있지만 투자 면에서 중국 경제에 큰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일대일로는 더 이상 중국만의 전략이 아니다. 세계 각국이 참여할 수 있는 투자와 성장전략이다.

-향후 중속 경제 시대에 중국 정부의 최대 당면과제는 무엇인가.



△중국 지도부는 올해 최대 관심사로 금융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중국 금융당국은 당분간 최대 주안점을 금융 리스크 방지에 둘 것이다. 기업과 금융 분야의 대출 레버리지를 낮추는 것이 정부의 제일 큰 관심사다. 지난해 말부터 당국이 통화와 유동성 정책에서 리스크 해소에 힘을 기울여왔는데 올 상반기에 그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기업 부채 문제는 여전히 큰 부담이다.

-최근 완다그룹과 안방보험·하이난항공그룹(HNA) 등 일부 기업에서는 경영위기 신호가 나오고 있다.

△해외 인수합병(M&A)에 공격적으로 나섰던 대기업들의 부실 문제는 당국이 이들 기업의 금융업 레버리지를 관리하는 흐름에서 발생했다. 부정적인 시각만 가질 필요는 없다. 이들 기업의 재무상황 점검과 조사는 중국 금융시장 전반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당연한 조치로 보인다. 과거 아시아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에 비춰볼 때 해외투자는 반드시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중국 당국은 해외 부실이 국내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몇 년 전부터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해외 기업 투자에 나서면서 모기업 자산을 담보로 무리하게 자금을 동원하는 사례가 나타났는데 이 같은 무분별한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 기업들의 대외부채 리스크가 중국 국내의 채무위기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채무비율이 높으냐 낮으냐가 아니라 투자자산의 질이 좋으냐 나쁘냐다. 투자한 기업이 꾸준한 이익을 낸다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수익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자본 해외이전 성격의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시장 개혁, 공급 개혁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시각이 있는데. 중국 정부의 태도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닌가.

△모든 개혁의 과정이 일순간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 당국의 공급개혁과 금융시장 개방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 다만 공급 개혁은 글로벌 시장과 중국 경제 변화의 흐름에 맞게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소비 주도로 경제를 변화시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과거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가 수출 중심에서 소비 주도로 변화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그런데 최근 수년간을 보면 소비가 중국 경제의 흐름을 이끌고 있다는 증거가 나온다. 최근 당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 경제성장률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시장이 커지면서 수출둔화를 보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인구 보너스 효과를 누리고 있다. 많은 인구가 경제에 득을 주는 효과다. 과거에는 제조업 발전이 중국 경제를 이끌었는데 이제 많은 인구와 수요시장이 중국의 발전을 선도할 것이다.

관타오 중국금융40인포럼 수석연구원


-중국 경제에 증시와 부동산시장 가격 변동이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주식시장은 현재 적정 수준이라고 보는가.

△중국 가계의 자산은 대부분 예금과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 가계의 예금을 기업들이 은행을 통해 대출받아 투자하며 수익을 내는 구조다. 물론 기업들이 이같이 간접금융에 의지하는 것은 직접금융 시장의 발전이 더뎠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주식시장의 경우 여전히 고평가 논란이 있지만 아직은 상대적으로 성장잠재력 큰 시장이다. 상장을 희망하는 기업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015년 증시 급락과 2016년 초 조정기를 거치면서 중국 주식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발판을 마련했다. 여전한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주식시장의 구조적·제도적 문제가 해결되면 중국 증시는 다시 성장할 것이다. 직접금융시장은 정부의 자본시장 육성 의지에도 불구하고 증시 폭락 사태 등으로 큰 조정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직접금융시장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고 중국 정부도 직접금융시장 육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예금 위주인 중국 자산이 결국 주식시장으로 발을 돌릴 것이다.

-중국 부동산시장의 거품 논란도 여전히 많은데.

△모든 성장 국가에서 부동산시장의 급격한 상승은 공통된 현상이었다. 중국 금융시장이 발전하지 못한 탓에 가계는 그동안 투자상품 선택에 제한이 많았다. 대부분의 가계 자산은 예금 아니면 부동산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부동산시장에 대한 통제가 아니라 금융개혁을 통한 금융시장 발전에 힘을 써야 한다.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면 가계에 큰 충격을 줄 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큰 파장을 미칠 수 있다. 올해 중국 부동산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데 부동산 거품 붕괴의 전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부동산시장은 현재 하강 단계가 아니라 고점에서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변동성을 보이는 단계로 볼 수 있다. 부동산 가격이 억제되려면 결국 가계가 부동산 아닌 다른 시장에 돈을 묻어둘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부동산은 인위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고 본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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