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병원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신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서울대 정신건강의학 교수의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A교수는 지난 4월 수업에서 정신과 환자의 전기 치료를 설명하며 비하하듯 환자 행동을 흉내 내고, 환자의 증상을 ‘재미없다’고 평가한 것으로 한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센터는 “정신장애인은 비인간적인 비유 대상이 될 수 없다”며 “A교수의 의사 자격과 교수직을 박탈하고, 그는 당장 장애인들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A교수가 학생들에게 자신이 진료를 보는 환자를 비하하고 희화화했다”며 “의사의 말을 믿고 따르는 정신장애인을 자신의 노리개인 것처럼 발언했다”고 질타했다. 회견에 참석한 사회복지공익법센터 김도희 변호사는 “그동안 정신장애인은 사회에서 배제되고 차별받고 억압당하며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며 “정신의학 권위자인 교수라면 언행에 주의를 기울이고 조심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기자회견에 앞서 서울대병원 후문-혜화역 3번 출구-서울대병원 후문 방향으로 행진했다. 회견을 마친 뒤에는 A교수의 사퇴를 촉구하며 신석철 한국정신장애인장립생활센터 소장의 삭발식이 진행됐다.
A교수는 입장문을 내며 “정신과 강의에서는 부득이 교수가 환자의 증상을 실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환자를 비하하거나 깎아내릴 의도가 전혀 없었고 실제 그렇게 표현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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