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전기자동차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마쓰다자동차와 자본제휴에 나선다. 양사는 미국 본토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와 마쓰다는 이날 약 500억엔(5,000억원)씩을 상호 출자하는 자본제휴를 한다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오는 10월2일 마쓰다의 주식 5.05%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마쓰다는 도요타 지분 0.25%를 취득하게 된다.
마쓰다는 지난 2015년 5월 도요타와 환경안전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포괄적 제휴 방침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자본제휴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전기차 등 첨단 분야 개발을 위해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세계 차량 판매 2위인 도요타 역시 자율주행·차량공유·커넥티드카·전기차 보급 등 자동차산업에서 4개 분야에 걸친 개혁이 급속도 진행되는 상황에 직면해 신기술 분야 협업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차(HV) 분야에서는 단연 선두를 달리지만 유독 전기차 분야에서는 유럽의 경쟁사 등에 뒤처진 상황이다. 신문은 이번 협업으로 도요타가 개발 중인 전기차와 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기술 등을 마쓰다에 제공하고 마쓰다로부터 엔진 개발 등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양사는 또 미국 남부에 공동으로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자해 연간 30만대 규모의 새 공장을 건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신차 시장인 미국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현지 공장이 없는 마쓰다는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공급해 현지 판매기반을 확대하고 일자리 4,000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도요타는 북미 시장의 주력차량인 소형차 ‘코롤라’를 생산할 예정이다. 신문은 현지 공장을 신설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일본 차 점유율 확대 우려 등 보호무역주의의 파고를 비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가이 마사미치 마쓰다 사장은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플레이어와 협조 및 경쟁을 하면서 우리만의 브랜드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과거의 자동차 산업은 1,000만대 생산이란 목표를 누가 먼저 달성하느냐라는 경쟁구도였다”며 “현재는 구글과 애플 등 새로운 플레이어가 나타나 전례 없는 싸움이 시작되고 있다”고 제휴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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