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8·27 전당대회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결선투표제가 당 대표 선거의 핵심 변수로 등장했다. 안철수 전 대표 측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겨 조기에 승리를 굳히겠다는 태세다. 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 측은 ‘비안(非安) 전선’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는 결선투표제 도입 방안을 비롯한 전대 규칙을 최종 의결했다. 지난 주말 비대위가 세 주자 측으로부터 의견을 취합한 결과 천 전 대표와 정 의원은 결선투표 도입에 찬성했다. 안 전 대표 측은 찬반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경선 룰 확정 직전에 특정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는 결선투표제를 내놓은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안 전 대표의 당권도전 공식화 이후 당내 의원 상당수가 거세게 반발해, 이들 반대세력이 결선투표에서 규합할 경우 불리해질 수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전 대표 측은 ‘지지자 결집 효과’를 강조하며 1차 투표에서 당대표 선거 승리를 굳히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공직공직선거에서 결선투표를 주장해온 만큼 명분상 당에도 도입하는 것이 맞다“며 ”정동영·천정배 두 분이 단합하면 안 전 대표에게 불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외에 안 전 대표 측은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전국 성인 남녀 2천535명, 95% 신뢰수준, 오차범위는 ±1.9%포인트)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이 2.0%포인트 오른 점을 두고 ”새 정치에 대한 열망으로 모인 국민의당 지지자들이 다시 한 번 기대를 걸게 된 것“이라고 내세웠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대선과 이유미 사건을 거치며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이 추락하지 않았나”라며 “안 전 대표 측에서 실무상 어려움을 들어 결선투표 도임을 꺼렸다는데 자신감이 없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선투표 도입과 상관없이 준비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자신 있다”며 “결선투표 도입돼 유리한 국면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 전 대표 측은 안 전 대표가 출마 뜻을 접는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안 전 대표가 독배 운운하는데, 안 전 대표의 출마가 당에 독배가 될 것”이라 지적했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20% 이상을 얻었지만 패배했고, 거기에서 한자릿수 지지율로 떨어지는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대 레이스가 본격화됨에 따라 천 전 대표와 정 의원의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 의원 및 천 전 대표 측은 1차 투표에서 안 전 대표가 50% 이상 득표를 받지 못하도록 막은 뒤 결선에서 안 전 대표 반대세력을 규합해 승리하려는 전략이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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