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101 시즌2’ 방송 기간 내내 높은 시청률과 이슈를 몰고 다녔던 그룹인 만큼, 그들의 성공적인 데뷔를 의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하는 그 정도를 훌쩍 뛰어넘었을 뿐이다.
워너원은 데뷔 무대부터 남달랐다. 약 2만석 규모의 고척 스카이돔(이하 고척돔)에서 사상 최초로 ‘워너원 프리미어 쇼콘(이하 쇼콘)’이라는 데뷔 무대를 펼친 것. 이곳은 아직까지 빅뱅, 엑소, 방탄소년단 등 밖에 오르지 못했을 만큼 톱스타의 전유물과 같은 장소이기도 하다.
그랬던 고척돔에서 신인 그룹의 데뷔 무대가 개최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당분간 이 기록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상징적인 의미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실제 ‘쇼콘’을 향한 관심 역시 폭발적이었다.
지난달 12일 선예매를 포함해 13일 일반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쇼콘’ 티켓 2만석이 전석 매진된 것은 물론 동시 접속자수는 75만 명이 몰렸다. 그 후 정가 3만 3000원짜리 티켓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암표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쇼콘’ 행사 당일의 분위기 역시 만만치 않았다. 아침부터 팬들은 공식 굿즈를 사기 위해 폭염 속에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고, 공연을 보기 위해 밀려든 인파로 인해 일순간에 고척돔 일대는 마비가 됐다.
앨범 성적 역시 워너원은 역대급이었다. 이들의 데뷔 앨범은 이미 선주문량만 50만장에 달햇다. 이는 최정상 아이돌 엑소와 방탄소년단의 뒤를 잇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지난 7일 오후 6시에 공개된 데뷔 앨범 타이틀곡 ‘에너제틱(Energetic)’은 음원으로 공개된 지 한 시간 만에 국내 7개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며 ‘차트 올킬’을 달성했다. 그 외에 수록곡도 차트 상위권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월 말 차트 개편 이후 음원 공개 1시간 만에 실시간차트 정상을 차지한 가수는 아이유, 지드래곤, 엑소 후 워너원이 처음이다. 그야말로 ‘데뷔’라는 두 글자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워너원을 모델로 기용한 광고 브랜드들 역시 ‘워너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워너원이 썼다 하면 매출이 급상승 할 뿐 아니라, 품귀 현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각종 광고계와 방송계는 저마다 워너원 모시기에 나섰다.
앞서 몇몇 케이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가수들이 공중파에서는 쉽게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오히려 공중파에서 더 적극적으로 워너원 섭외에 힘을 쓰고 있다. 실제로 최근 워너원은 KBS 2TV ‘해피투게더3’,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했으며, 최근에는 ‘불후의 명곡’까지 출연을 확정지었다.
연일 뜨거운 관심 속에 역대급 행보를 걷고 있는 워너원의 전망은 더 밝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많은 아이돌의 팬층이 다소 10~20대층에 집중된 것과 달리, 워너원은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선보였던 순수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인해 세대와 성별을 아우르는 폭넓은 팬층을 확보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향후 워너원의 큰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실제, 지난 7일 개최한 ‘쇼콘’에서도 현장을 찾은 팬층만 봐도 초등학생부터 이모 팬까지 그 면면이 다양했다.
물론, 프로그램의 성공과 함께 바로 데뷔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팬덤이 다소 과열된 양상을 보이며 우려를 낳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돌 가수들이라면 누구나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생팬’ 문제를 워너원 역시 겪고 있는 중이다.
지난 달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 녹화가 있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대는 팬들이 인도 전체를 점령할 정도로 많이 모여 구청에 민원이 접수되기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벌써부터, 워너원의 숙소 주변 사람들은 팬들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러한 것들은 향후 워너원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는다.
사실, 워너원에게 가해진 약 1년 6 개월가량의 제한성은 멤버들은 물론 팬들까지 더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첫 출발과 함께 역대급 기록을 쏟아내고 있는 워너원이 과연 활동 종료 시점인 2018년 12월까지 얼마나 많은 기록들을 갈아 치우고, 어떤 역대급 행보를 걸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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