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의료비 건강보험 혜택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을 발표했다. 정책이 실현될 경우 앞으로 미용·성형을 제외한 모든 의료비에 건강보험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초구 성모병원에서 “새 정부는 건강보험 하나로 큰 걱정 없이 치료받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며 이 같은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미용·성형과 같이 명백하게 보험대상에서 제외할 것 이외에는 모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며 “환자의 부담이 큰 선택진료·상급병실·간병 등 3대 비급여를 단계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학병원 특진을 없애고, 상급병실료도 2인실까지 보험을 적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학병원의 특진은 그동안 예약이 힘들뿐더러 비용도 만만찮아 환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되어왔다.
간병인 고용에도 보험혜택이 적용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간병이 필요한 환자는 약 200만 명에 달하는데 그중 75%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가족이 직접 간병하거나 간병인을 고용해야 한다”며 “간병이 필요한 모든 환자의 간병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액 진료비로 고통받는 환자들에 대한 대책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내년부터 연간 본인 부담 상한액을 대폭 낮춰 본인 부담 상한제 인하의 혜택을 받는 환자를 현재 70만 명에서 2022년 190만 명이 되도록 하겠다”며 “하위 30% 저소득층의 연간 본인 부담 상한액을 100만 원 이하로 낮추고, 비급여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실질적인 의료비 100만 원 상한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15세 이하 어린이의 입원진료비 본인 부담률을 현재 20%에서 5%로 대폭 낮추고, 중증 치매 환자의 본인 부담률도 10%로 낮추겠다는 약속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건강보험 확대를 실현할 재원과 관련해 “5년간 30조 6,000억 원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쌓인 건강보험 누적흑자 21조 원 중 절반가량을 활용하고 나머지 부족 부분은 국가가 재정을 통해 감당하겠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료가 인상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앞으로 10년 동안의 보험료 인상이 지난 10년간의 평균보다 높지 않도록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세금과 보험료가 한 푼도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지출은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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