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주화가 일방적으로 발행취소된 지 13일 만에 가까스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기념주화 발행이 취소되는 과정에서 일분 정부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기림주화 발행 주체인 ‘평화의 소녀상’ 김서경·김운성 작가는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위안부 피해자 기림주화가 발행국인 뉴질랜드령 니우에 정부에 의해 공식 취소됐다”며 “오는 8월 14일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에 할머님들께 기림주화를 헌정하지 못하게 돼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니우에 정부는 지난 6월27일 기념주화 발행 허가를 냈었다. 하지만 이후 약 한 달 만에 발행을 취소하면서 주화 발행이 불가능해졌다. 표류하던 기림주화 발행은 지난 8일 차드 공화국 정부에서 허가를 내줘 다시 진행하게 됐지만 14일 기림일을 목표로 한 발행은 어렵게 됐다. 김운성 작가는 “우리의 아픔과 상처를 조폐국에서 발행하며 공신력을 갖는 주화 형태로 발행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난관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정부가 개입한 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실제 니우에 정부의 기념주화 발행을 위임받은 뉴질랜드 조폐국의 문건에는 “니우에 정부의 공식 요청으로 취소한다”고 나와 있을 뿐 정확한 취소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기념주화 발행 기준 자체가 까다로워 제3국을 통한 발행이 세계적인 관례인데 이처럼 발행과 취소, 재발행을 반복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김운성 작가는 “니우에 측으로부터 비공식적으로 ‘정치적 주화’여서 취소했다는 전언이 있었다”며 “아무 문제 없이 진행되던 기림주화 발행이 갑자기 취소된 데에는 일본정부의 개입이 있었다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