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선택은 한 가지뿐이다. 한국과 미국에 대한 보복의 동시 진행. 가장 확실하고 신뢰도 높은 전력은 대한민국의 수도권에 발사할 장사정포와 다연장 로켓 세력이다. 일본 오키나와나의 미군기지나 괌에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무수단급 중거리미사일을 쏠 것으로 보이지만 전략무기로서 신뢰도는 의문이다. 무수단급이나 화성-12형 로켓 발사 자체를 수차례 실패한 적이 있는데다 탄착점이 형성될 수 있을지도 증빙되지 않았다.
더욱이 화성-12나 개량된 무수단급이 신형이어서 북한의 장담대로 괌을 포위 공격할 수 있는 수량을 갖췄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괌 포위 공격 운운은 북한 특유의 허장성세(虛張聲勢)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실제로 괌 기지 등에 IRBM을 발사하더라도 수량이 많지 않다면 괌 배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포대로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굳이 괌을 공격하겠다고 강조하는 이유에는 괌이 미국의 영토라는 상징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영토가 공격받을 수 있으니 북한에 양보하고 대화하자는 속내가 깔려 있다.
만일 전쟁이 터지고 북한이 우리 땅을 직접 공격하면 대응수단이 극히 제한적이다. 더욱이 수도권을 겨냥하고 있는 장사정포와 다연장 로켓에 대해서는 대포병 레이더 등 보복수단은 있어도 대응수단은 전무한 형편이다.
전쟁을 막을 수 있는 한국의 외교력은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의 북폭 계획을 말리거나 의견을 낼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대미·대중 발언권이 극히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군에 대한 의존도만 높아진 채 동맹 안에서의 발언권은 애써 포기해온 결과다. 북한과 미국이 대치 상태를 거두고 대화 국면에 들어간다더라도 한국은 낄 틈이 없다.
그러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한반도 위기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위중한 안보 상황을 잘 관리하면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외교적) 소통은 확실히 하고 있다. 한국 패싱은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권홍우 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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