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이 다니지 않는 인천 지역 섬들에 공기부양정(사진)이 투입돼 관광객을 실어 나르게 된다.
공기부양정은 타는 것 자체가 관광 상품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륙양용이기 때문에 바다 수심에 관계없이 관광객들을 인천 연안 섬으로 빠르고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천시는 9일 유정복 시장의 핵심공약인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여객선 항로가 없는 섬들에 공기부양정을 투입하기로 하고 내년도에 관련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한대 당 3억5,000만원 수준인 10인용 공기부양정 2~3대를 구입할 계획이다. 공기부양정의 가격은 6인승은 2억5,000만원, 25인승은 15억원 정도다. 시는 공기부양정을 경관이 빼어나고 관광지로 손색이 없지만 여객선이 다니지 않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닿을 수 없는 무인도나 연안 작은 섬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인천에는 총 168개의 섬(유인도 40개)이 있지만 정기 여객선이 들어가는 곳은 12개 항로에 불과하다. 안개나 풍랑이 심한 날은 여객선이 결항하는 경우도 많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백령도 등 서해5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이 결항한 날이 50일에 달하고, 덕적·자월 등 연근해는 34일에 이른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7월 말까지 서해5도를 운항하는 여객선들이 결항한 날은 32일, 연근해 결항은 18일에 달한다.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공기부양정은 평상시 관광용으로 사용되지만 일반 여객항로를 운항하는 배에 문제가 생겨 결항되거나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예비용으로 투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인천 연안에 있는 무인도인 사렴도의 경우 민간 개발자가 나서 현재 유원지 조성 사업이 추진 중이며 이곳 역시 사업자가 공기부양정 2대를 도입해 운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구 영종도 거잠포항과 사렴도 사이 2.2㎞를 운항하게 된다.
‘호버크래프트(Hovercraft)’로 불리는 공기부양정은 주로 군(軍)이나 해양경찰이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해 왔지만, 최근 국내에도 민간 제작사가 생겨 일부 자치단체들은 이미 주민들의 교통수단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실제 전남 영광군의 경우 올해 10인승(3억5,000만원) 1대 구입 계약을 체결했고, 내년에도 2대를 추가 구입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영광군은 공기부양정을 어촌계에 지원해 인근 섬을 오가는 관광객 수송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충북 옥천군도 대청호 주변에 사는 주민들의 교통수단으로 공기부양정을 도입했다. 호수가 얼어붙는 겨울철에는 바깥출입이 곤란해지는 주민들을 위해 한국수자원공사가 예산을 지원해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서울시와 가평군도 공기부양정을 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현 코리아 호버크래프트 대표는 “공기부양정은 수륙양용으로 별도의 접안시설이 필요 없고, 조수간만의 차(밀물 썰물)에 상관없이 운행이 가능하다”면서 “여객항로가 없는 섬을 오고 가는 데는 제격”이라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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