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2부동산 규제대책과 고강도 세무조사 등으로 과열된 부동산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정부의 주요 타깃은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 등 투기 수요와 다주택자들입니다. 특히 다주택자들은 양도세가 중과되는 내년 4월전에 매물을 쏟아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경제산업부 정창신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8.2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딱 일주일 됐습니다. 지금 부동산 시장 분위기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아직까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쏟아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다주택자·실수요자 모두 관망하는 분위기입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오늘(9일) 기준 8월 거래량은 6,011건입니다. 작년 같은기간(1만2,031건)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인데요.
8.2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은 전용 60㎡를 초과하는 주택을 사고팔 때 15일 이내에 신고해야 합니다. 오는 9월 부동산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될 예정으로 그 이후 거래부터 적용됩니다. 8.2대책의 파장을 따지려면 9월 이후 거래량을 지켜봐야합니다.
업계에선 당분간 부동산 시장이 관망하는 분위기로 흘러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얘길 들어보겠습니다.
[싱크] 함영진 /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8.2대책이 강력한 수요억제책이고 조만간 가계부채종합대책까지 추가 규제책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라 단기간은 실수요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집값이 급등한 지역은 관망수요로 인해서 집값이 보합내지는 조정장세를 나타내고 한동안 거래도 감소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네. 정부에선 다주택자들이 거주 이외의 주택을 내다 팔라고 압박하고 있죠. 고강도 세무조사도 이뤄지고 있는데요.
[기자]
네. 정부에선 양도세를 비롯해 분양가상한제, 금융규제 강화, 세무조사 등의 방법으로 다주택자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오늘(9일) 국세청이 주택 가격 급등지역에서 탈세 혐의가 짙은 다주택 보유자, 중개업자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다주택자나 30세 미만이면서 고가 주택을 취득한 사람 중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시세보다 분양권 프리미엄을 과소 신고한 사람이 대상입니다.
국세청은 서울·과천·성남 등 40곳의 조정대상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과정을 분석해 탈루혐의가 짙은 286명을 선별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는 내년 4월부터 양도소득세를 더 내야합니다.
2주택자는 양도차익에 따라 기본세율(6~40%)에 10%P, 3주택 이상인 경우엔 기본세율에 20%P가 더 붙게 됩니다. 세금으로 많이 내느니 이참에 내다 팔겠다는 다주택자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도 적용되는데요. 다음 달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하면 그 이후 분양단지부터 시행됩니다. 정부는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걸 막음으로써 집값을 안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다주택자들이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재산 증식 수단으로 이용하는 행위 등이 줄어들 전망입니다.
또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를 비롯해 용산·마포·양천 등 11개 구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이 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 건수가 강화됩니다. 차주당 1건에서 세대당 1건으로 제한되는 겁니다.
[앵커]
전방위적으로 다주택자들을 옥죄고 있네요.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다주택자들이 움직일까요.
[기자]
아직은 관망세지만 앞으로 나올 추가 대책을 보면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달 말 대출자의 장래소득까지 따지는 내용의 가계부채종합대책이 나올 예정이고요. 다음 달엔 임대사업자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를 담은 주거복지로드맵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정부는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다 팔거나 그렇지 않으면 임대사업자 등록을 해 정당하게 세금을 내고 임대사업을 하라고 유도하고 있습니다.
임대사업 등록을 하면 세제·사회보험 등의 인센티브를 강화해준다는 건데요. 다음 달 나올 대책에 다주택자들이 솔깃할 정도의 당근책이 없다면 임대사업 등록 대신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에선 9월 이후부터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는 내년 4월전에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쏟아내면 정부의 바람대로 실수요자들이 이를 소화하게 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업계에선 다주택자들이 내놓는 매물은 집값의 절반가량 목돈을 모아둔 실수요자들이 매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특히 3억원대 주택이라면 실수요자들이 감당할 수 있지만 5억원대 이상 고가 주택은 소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다주택자가 갭투자용으로 샀던 주택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 강북구나 노원구 등에 이 같은 주택이 많은 만큼 실수요자들이 눈여겨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실수요 외에도 임대사업을 기반으로 한 투자수요도 나타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들은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고 정당하게 세금을 내고 부동산 임대업을 한다는 건데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쏟아낼 때 저렴한 가격에 나오는 매물이 있으면 주저 없이 매수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정창신기자 csj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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