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달 중순까지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포위사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괌 여행 준비객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괌 항공 노선을 운행하는 진에어·제주항공·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사태의 파장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10일 괌 여행 커뮤니티인 ‘괌 자유여행 길잡이’ 카페에는 “불안해서 괌 여행을 취소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실제 여행 취소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괌 현지 사정과 여행을 가도 되는지 등을 묻는 글들 역시 수십 건 게재됐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미국의 구체적 대응 방안이 나오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괌을 찾는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 사태가 길어져 미국과 북한의 긴장관계가 이어진다면 모객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의 위협 발언이 나온 지 얼마 안 됐고 여행 취소 시 위약금을 물어야 해 현재까지 여행사에 집계된 취소 건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예약 건수도 평상시와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사 관계자는 “평일 기준 예약 건수가 100~150건 정도인데 현재 비슷한 수준의 예약이 들어오고 있다”며 “현재 괌 여행을 예약했다 취소한 사례는 별로 없고 여행을 해도 되는지 등 안전에 대한 문의가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관광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북한 미사일 위협 사태가 국내 인바운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여행 업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뿐 아니라 북한 미사일 위기로 국내 여행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며 “이번 사태에 국한하지 않고 국내 업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 LCC들도 북한의 괌 포위사격 경고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북한의 위협으로 예약 및 탑승률이 90%에 육박하는 알짜 노선의 수요가 줄 수 있어서다. 괌에 취항한 국내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에어부산 등 5곳이다. LCC인 에어서울도 다음달 12일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괌은 휴양지로 잘 알려진 곳이라 가족 단위 수요가 많다. 제주항공의 성수기(7월15일~8월15일) 괌 노선 예약률은 87%였다.
한 LCC 관계자는 “아직 탑승률에 변화가 없고 괌 노선에 대한 지침을 변경하지 않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관련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미사일 발사 당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나 국제해사기구(IMO)에 관련 정보를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 앞으로 국적기에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독일 루프트한자는 일본 노선의 항로를 변경하기도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내외 항공사 모두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규·강도원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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