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은 돈을 받고 실시간 도박장소개설·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의 혐의로 도박 방송업자 총책 김모(44)씨를 구속하고 공범 15명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5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경기 부천의 한 오피스텔에 컴퓨터 36대가 설치된 스튜디오를 마련한 뒤 중계료를 받고 도박사이트 102곳에 영상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도박사이트당 월 150만∼250만원의 중계료를 받으며 챙긴 부당이득은 확인된 것만 16억7,0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8월부터는 딜러를 고용해 직접 고안한 도박게임 ‘나인볼’ 추첨 영상을 제공했다. 이 게임은 0∼9의 숫자가 적힌 공이 들어있는 추첨기에서 딜러가 뽑은 공 4개를 이용해 숫자 합이 큰 쪽을 맞추거나 홀짝을 맞추는 게임이다. 이들은 나인볼 영상을 1년 가까이 무료로 제공하다가 지난달부터 이를 유료로 바꿔 950만원을 벌어들였다. 이들은 경찰 추적을 피하려고 중계사이트 서버를 일본에 개설했다. 나인볼 게임 스튜디오도 경기 부천에서 운영하다가 유료 중계를 시작한 지난달에는 미얀마 국경 지역으로 이전했다. 또 총책과 영업이사, 프로그래머, 스튜디오 관리자, 마케팅 담당, 딜러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중계하는 영상을 받은 도박사이트들은 확인된 것만 총 1조 2,000억원대 규모의 도박장을 운영했다”며 “도박사이트와 공생하는 게임 영상 중계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단속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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