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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패권 잡자"...말레이시아 품는 中

'친미 성향' 싱가포르 견제 위해

레이더시스템 등 군사장비 지원

말레이 해안 철도에도 거액투자

남중국해 패권 장악을 노리는 중국이 말레이시아와 밀착하고 있다. 중국은 친미 성향이 강한 싱가포르를 견제하고 말레이시아에 대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레이더시스템 등 군사장비를 말레이시아에 지원하기로 했으며 남중국해 연안에 건설될 철도에도 거액을 투자하는 등 군비·인프라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10일 싱가포르 일간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왕용 중국 국무위원과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전날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주에 레이더 시스템과 신형 다연장로켓 AR-3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왕 국무위원은 싱가포르와 맞닿은 조호르주에 지역방첩센터를 건립할 경우 군사장비를 판매하기로 했으며 비용의 대부분을 50년 만기 장기 차관으로 충당하는 방법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중국 레이더 시스템과 AR-3 도입을 결정하면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AR-3의 사거리는 280㎞로 싱가포르는 물론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까지 사정권에 들어오게 된다. 해상교통의 요충지인 믈라카해협의 상당 부분이 감시망에 포함되는 것도 주변국으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나집 총리가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고려해 안보협력을 마다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왕 위원과 나집 총리는 군사 공조방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동부 해안 철도 건설사업 착공식에도 참석했다. 말레이시아는 동북부 툼팟에서 수도 쿠알라룸푸르와 말레이시아 최대 항구인 클랑까지 668㎞를 잇는 이 노선의 총공사 예산 550억링깃(약 14조6,000억원) 중 85%를 중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연 3.25%의 저금리로 융자받는다. 이 철도 노선의 절반가량은 남중국해 연안을 따라 건설될 예정으로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염두에 두고 투자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 주석은 나집 총리가 방중한 지난 5월 남중국해 자원 개발을 위한 양국 협력방안을 타진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오는 11월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나집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관련 방안을 다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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