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8월 들어 기지개를 활짝 펴고 있다. 영화 ‘택시운전사’가 1,000만 관객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는 중이고 ‘청년경찰’도 흥행질주를 시작했다. 여기에 공포영화 ‘장산범’과 김명민, 장동건, 이종석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브이아이피’까지 개봉을 앞두고 있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택시운전사’(2일 개봉)는 이날 오전 누적관객 800만을 돌파했다. 이로써 ‘택시운전사’는 ‘공조’(781만 명)를 제치고 올해 최고 흥행작에 이름을 올렸다. 또 이 영화는 지난 주말 이틀간(12~13일) 138만7,871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개봉 2주 차에도 흥행행진을 이어가는 등 올해 첫 천만 영화 카운트 다운에 돌입했다. 이 영화의 배급사 쇼박스(086980)는 “신작들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박스오피스 및 예매율 1위를 유지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개봉 3주차에도 흥행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여름 성수기 시장에 뛰어는 영화 중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청년경찰’은 ‘다크호스’로 떠올라 전력질주를 시작했다. 지난 9일 개봉한 이 영화는 이날 누적관객 200만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청년경찰’은 KBS 드라마 ‘쌈, 마이웨이’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박서준과 영화 ‘재심’을 통해 흥행 배우에 이름을 올린 강하늘의 코믹하면서도 ‘웃픈’ 연기 ‘케미’가 러닝 타임 내내 폭소를 유발한다. 여기에 소녀의 납치 사건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과 이에 맞서는 젊은이들의 용기과 열정이 영화 전반에 흘러 결코 가볍게 볼만한 작품은 아니다.
오는 17일 개봉을 앞둔 ‘장산범’도 여름에 개봉하는 국내 유일의 공포영화다. ‘숨바꼭질’로 560만 명을 동원한 허정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낸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에서 염정아는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모성애를 절절하게 표현해 극찬을 받았으며, 신비한 소녀 준희 역의 아역 신린아 역시 아역답지 않은 연기력을 선보여 관객들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영화 ‘신세계’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은 ‘브이아이피’(24일 개봉)를 들고 관객들 앞에 선다. 김명민, 장동건, 이종석 등 캐스팅도 화려하다.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영화다.
8월 한국영화 점유율이 지난 7월의 32.1%에서 얼마나 반등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는 “8월은 한국영화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등 전통적으로 한국영화 강세 시장”이라며 “특히 지난 2014년에는 ‘명량’과 ‘해적’이 쌍끌이 흥행을 하면서 점유율이 77.9%에 달했는데, 올해 역시 ‘택시운전사’와 ‘청년경찰’ 등이 유사한 성적을 낸다면 7월에 구겨진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영화의 8월 시장 점유율은 2014년 77.9%. 2015년 68.2%, 2016년 69.1%를 기록했다.
한편 8월 주목받는 외화는 ‘혹성탈출 : 종의 전쟁’ 정도다. 15일 개봉하는 ‘혹성탈출 : 종의 전쟁’은 혹성탈출 3부작의 마지막 시리즈로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고 믿었던 유인원의 리더 시저가 가족과 동료들을 무참히 잃게 된 후, 퇴화하는 인간과 진화하는 유인원 사이에서 종의 운명과 혹성의 주인을 결정할 거대한 전쟁에 나서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설원을 배경으로 한 대규모 전투와 눈사태 장면과 무더위를 날려줄 대자연이 선사하는 스펙터클이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쇼박스·NEW(160550)·롯데엔터테인먼트·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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