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한반도 위기 해결의 의지를 보이면서도 “북한과의 대화는 김정은에게 달렸다”며 공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넘겼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괌에 대한 미사일 포위사격에 대해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에 공을 넘겼지만 북미 대화를 위해서는 북측의 태도 변화가 우선이라는 점을 미국이 거듭 강조하면서 양측이 물밑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은 “한반도 정세가 일부 완화되는 기미를 보이지만 8월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앞서 북측이 “미국의 행태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지금은 거기에 응답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북한과의 대화에 도달하는 방법을 찾는 데 대한 관심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틸러슨 장관은 “그것(북한과의 대화)은 그(김정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고 덧붙여 한반도 위기의 평화적 해결이 북측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반도 위기가 일단 숨 고르기에 돌입했지만 북측의 움직임에 따라 상황이 다시 악화될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1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도 전날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8월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오는 21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전후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하며 한미 훈련 중단을 압박했다. 왕 부장은 이날 통화에서 한반도 위기 완화를 위해 중국이 제안한 북핵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 동시 중단을 의미하는 ‘쌍중단’을 재차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도 북한의 추가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일본의 방위력 증강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미일이 17일 워싱턴에서 열릴 외교·국방장관(2+2) 안보협의회에서 미군과 자위대의 탄도미사일 방어체제 강화를 겨냥해 일본에 육상배치형 미사일 요격 시스템 ‘이지스 어쇼어’ 도입과 요격미사일 ‘SM3’보다 높은 고도로 요격할 수 있는 ‘SM3 블록2A’ 배치를 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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