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단지에서 한꺼번에 재건축이 이뤄지는 경기 과천시가 몸살을 앓고 있다. 공사현장의 소음과 분진, 통학로 학생 안전문제 등으로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며 과천시와 재건축조합, 시공사를 향한 불만이 느는 모습이다.
16일 과천시 주공 2단지 재건축 공사 현장. 원문동 2번지와 별양동 8번지 일대인 이곳은 올해 11월까지 철거가 완료될 예정이다. 2020년 7월 지상 35층짜리 아파트 21개동(2,128세대)을 짓는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공사 차량들이 드나들어야 할 이곳에선 인부들이 방음병 설치 공사만 하고 있을 뿐 차량 이동은 찾아볼 수 없다. 공사 현장 바로 옆에 있는 교회에서 공사차량 출입에 따른 소음과 분진, 교통난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탓이다. 업체 측은 “현재의 진·출입로를 사용하지 못하면 신축공사 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교회와 주민들은 공사차량으로 인한 인근 유치원 원생들의 안전문제, 비산먼지 문제를 거론하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앙동 37번지 주공1단지 재건축 현장의 경우 공사 차량 때문에 과천중·과천외고 학생의 통행 안전에 관한 우려가 제기됐다. 공사 현장과 인접한 주택가 주민들도 생활 불편을 시에 호소하는 모습이다. 부림동 49번지 주공 7-1단지는 인근 관문초등학교 운동장 일조권 침해로, 별양동 52번지 주공6단지는 공사 차량 출입구와 청계초등학교 학생 통학로에 대한 주민 민원이 각각 제기됐다. 특히 부림동 7-1단지 재건축 현장에서는 기준치보다 300배 높은 고농도 석면이 발견돼 주민 불안이 더 크다.
불만과 우려가 커지자 신계용 과천시장은 이날 안전총괄담당관, 도시정책과장 등 간부 공무원, 언론인 등 15명과 함께 5개 주공 재건축단지를 1시간 30분가량 돌며 현장을 점검했다. 신시장은 “우리 시 5곳에서 재건축 공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만큼 공사장 안전관리와 공사로 인한 주민불편을 파악해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며 “특히 재건축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나면 해당 현장뿐 아니라 전체 현장에 대해 안전이 확인된 경우만 공사를 재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과천시의회 무소속 안영 의원은 “과천에는 별다른 대책 없이 재건축이 5개 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돼 그 피해도 다른 지역보다 5배가 많고, 주민 불만과 불편도 크다”고 전했다. 이어 “주로 재건축 현장 주변 학교의 학부모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조합이나 시공사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천시는 현재 시내 아파트 12개 단지 중 이미 재건축한 2개 단지(주공 3·11단지)를 제외한 5개 단지(주공 1·2·6·7·12단지)를 재건축하고 있다. 나머지 5개 단지도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설립했거나 할 계획이다. 사실상 시 전역이 재건축 중이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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