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배송’ 서비스로 글로벌 배송 전쟁에 불을 댕긴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이 이번에는 2분 내 주문상품을 배달해주는 ‘인스턴트 픽업’ 서비스를 선보이며 ‘실시간 배송’ 혁명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수년 사이 ‘시간’ 단위로 빨라진 배송시간의 기준이 아마존 주도로 이제는 ‘분’ 단위로 단축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프라임’과 ‘프라임스튜던트’ 고객을 대상으로 주문 직후 제품을 곧바로 수령할 수 있는 인스턴트 픽업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식음료나 휴대폰 충전기 등 수백 품목 가운데 원하는 제품을 구입하면 대기 중인 아마존 직원이 2분 내 주문상품을 픽업 전용 사물함으로 배달해주는 시스템이다. 픽업 장소는 우선 로스앤젤레스와 애틀랜타·콜럼버스주 등 총 22개 대학 캠퍼스로 한정됐지만 추후 확대될 예정이다.
아마존 관계자는 “어디에서든 잃어버린 휴대폰 충전기를 새로 구입하고 간식을 사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곧 프라임 회원들의 시간을 절약하는 것”이라며 서비스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신속한 배송 서비스 제공은 지난 6월 홀푸드마켓 인수를 확정한 아마존이 대형마트로 향하던 소비자를 붙잡고 식료품 판매공간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인스턴트 픽업은 서비스 제공 장소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압도적으로 빠른 응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통업계 전반의 배송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은 빠른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광범위한 지역에서 프라임나우 프로그램, 아마존 프레시 픽업 등으로 최소 15분~최대 1시간 내 배송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 유통업계의 배송시간 경쟁을 주도해왔다.
아마존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한 주요 글로벌 유통사들의 배송시간 단축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독일 유통업체 알디는 미 식료품 시장에서의 점유율 제고를 위해 온라인 주문 고객에게 최소 1시간 내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CNN머니는 미국에 총 1,700개 매장을 운영하는 알디가 향후 5년간 신규 매장 500개를 열고 3위 유통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 마련을 위해 이 같은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 온라인 유통업계의 배송 전쟁을 촉발한 아마존이 “세금을 내는 소매업자들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 탓에) 미 전역의 마을·도시·주들이 피해를 입고 있으며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