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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계란 진원지’ 벨기에, 책임자에게 손해배상금 물린다

“상징적 조치 아냐…피해농가 지원비 등 사기꾼들에 청구”

우리나라에서 살충제 성분이 처음 검출된 경기도 지역을 나타내는 ‘08’번이 새겨진 계란. /연합뉴스




‘살충제 계란’의 진원지로 꼽히는 벨기에 정부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고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벨기에 총리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태로 발생한 경제적 손실과 복구비용 등 배상금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니스 뒤카르므 벨기에 농업부 장관도 “민사 소송 절차에 참여하기를 원한다”며 “이는 그저 상징적인 조처가 아니며, 이번 일로 피해를 본 농가 지원 등 필요한 비용을 사기꾼들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송 대상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관련 업계 종사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네덜란드에서는 살충제 계란 사태와 연루된 식품업체 운영진 2명을 체포한 바 있다.

벨기에는 살충제 계란 파문이 일자 슈퍼마켓 등에서 계란을 모두 거둬들였으며, 예방 차원에서 양계장 21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유럽에서는 지난달 20일 벨기에가 처음으로 피프로닐 오염 계란의 존재를 유럽연합(EU)에 신고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이달 초가 돼서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져 논란이 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피프로닐은 진드기 같은 해충을 구제하는 독성 물질로 인체에 과도하게 유입되면 간, 신장을 해칠 수 있다. 유럽의 살충제 계란 사태는 초반에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을 거쳐 현재 스웨덴,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덴마크, 스위스,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17개국으로 확산했다. 살충제 계란 파문이 발생한 지 1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유럽인들은 아직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형매장 판매대에서는 피프로닐이 검출된 계란 수백만 개가 회수돼 폐기됐고 피프로닐에 노출된 100만 마리 이상의 산란계가 도살 처분됐다. 계란을 원료로 가공한 식품에서도 피프로닐 오염 사실이 확인되면서 2차 오염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EU 회원국의 보건부 장관들은 다음 달 26일 비상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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