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5%를 기록해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에 정부는 고무된 모습이지만 내년 총선에서 정치 위기가 심화할 수 있어 낙관은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탈리아 통계청은 이탈리아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배디 1.5% 성장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11년 3·4분기 이래 최고치다. 통계청은 내수 진작에 따른 산업 부문 호조와 서비스 부문 성장이 수출 부진과 저조한 농업 부문을 상쇄하며 GDP 성장률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예상을 뛰어넘는 경제 성장은 경제와 고용을 회복시키는 좋은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지난해 개헌 국민투표가 예상을 깨고 부결되면서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사임하는 등 불안을 겪었던 집권 민주당은 예상을 웃도는 경제 성장이 내년 예산을 편성하는 데 있어 정부의 운신의 폭을 넓히는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2011년 이래 최대 폭의 분기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이번 성적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주변국에 비해 뒤처진 것이라 이탈리아로서는 마냥 좋아할 수만도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유로존의 2분기 평균 성장률은 전분기에 비해서는 0.6%, 작년 2분기와 비교할 때는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탈리아의 성장률에 현저히 앞섰다.
한편, 이탈리아 경제가 지표로 나타나듯 최근 뚜렷한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내년 총선 이후 정치 불안이 가중될 경우 가까스로 회복세로 돌아선 경기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울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탈리아는 현재 집권 민주당, 제1야당 오성운동, 우파 연합이 30% 안팎의 엇비슷한 지지세를 보이고 있어, 정당 간 극적인 합종연횡 없이는 내년에 총선을 치르더라도 단독 과반 정당이 없는 ‘헝 의회’가 출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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