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오는 24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주중 한국대사관 주최 한중수교 25주년 행사에 외교부나 국무원 등 현직 정부부처 인사의 참석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중국은 사드 이슈를 놓고 한국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해왔지만 수교 25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행사를 완전히 외면하기도 어려워 막판까지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중국에서 전직 장관급이나 명예직, 정부협력단체 인사 등을 보낸다면 ‘반쪽 행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한 구색 맞추기라는 평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 참석자가 불투명하자 우리 정부도 23일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 주최로 열리는 수교 25주년 행사에 참석할 주빈급 인사를 누구로 할지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양국이 행사를 따로 열지만 사실상 같은 행사인 만큼 상호 참석자의 격을 맞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은 김장수 중국대사의 참석을 확정하는 등 최대한 중국에 대해 외교적 예를 갖출 방침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한중관계가 최상이었던 지난 2012년 수교 20주년 행사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당시 행사는 한중 공동주최로 열렸을 뿐 아니라 중국 측에서 당시 부주석이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양제츠 외교부장, 왕자루이 당 대외연락부장 등 당시 실세 장·차관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며 성황리에 이뤄졌다. 이에 따라 올해 행사는 5년 전과 비교해 후퇴한 한중관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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