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로 그동안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왔던 구스타보 두다멜(36)의 미국 순회공연이 무산됐다.
AP통신은 두다멜이 2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순회공연이 무산돼 가슴이 미어질 듯이 아프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더 나은 베네수엘라를 위한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공연 취소 사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두다멜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지원을 받는 베네수엘라 국립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다음 달 9일부터 워싱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4개 도시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다. 그는 현재 미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저소득층 유소년 음악 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 출신 음악가인 두다멜은 지난 5월 엘 시스테마 단원이 시위 도중 총에 맞아 숨진 것을 계기로 정권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에 글을 기고해 개헌을 위한 제헌의회 선거는 현재의 갈등과 긴장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며 선거 강행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18일 TV 방송에 출연해 “신이 당신(두다멜)을 용서하기를 바란다.”며 “정치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하지만, 윤리의식을 갖고 행동해야지 자신을 기만하면 안 된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