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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패턴' 5분이면 뚫는다

해킹 동영상 인터넷에 넘쳐

초기화 등 다양한 방법 소개

찜질방 돌며 휴대폰 6대 훔쳐

상품권 사고 되판 20대 구속

22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이른바 ‘패턴 뚫기’를 동영상 채널사이트에 검색하자 휴대폰 패턴 해킹법이 자세히 수록된 동영상 100여개가 화면에 나타났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복잡한 패턴과 지문인식 등 각종 잠금장치를 건 휴대폰도 인터넷 동영상을 검색하면 5분 만에 해킹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카카오톡·페이스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가입정보 등 개인정보를 비롯해 각종 금융정보까지 들어 있는 휴대폰을 분실할 경우 각종 범죄에 그대로 노출되는 셈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2일 스마트폰을 훔쳐 피해자 명의로 상품권을 사고 되판 혐의(상습절도·컴퓨터 사용 사기 등)로 채모(26)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채씨는 지난 7월1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과 수도권의 찜질방에서 잠든 사람들의 스마트폰 6대를 훔쳤다. 채씨는 훔친 스마트폰을 초기화시켜 패턴암호를 해제했다. 전원·홈·볼륨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휴대폰이 초기화되는 ‘버튼식 해킹법’을 사용했다. 이후 휴대폰 주인의 페이스북 등 SNS 계정에서 전화번호와 개인정보를 알아내 상품권 780만원어치를 결제했다 되파는 수법으로 현금을 챙겼다. 채씨는 스마트폰 6대의 판매가격 528만원을 포함해 총 1,487만원을 가로챘다.

휴대폰을 도난당한 피해자들은 패턴이나 비밀번호를 걸어 잠가 놓았지만 소용없었다. 도난당하거나 분실했을 때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지만 너무나 손쉽게 풀려버린 것이다.



실제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인터넷에 ‘패턴 해킹’이라는 단어를 검색하자 ‘패턴 뚫기’ ‘패턴 초기화’ 등 휴대폰 인증 패턴 없이도 휴대폰을 초기화할 수 있는 기술들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특히 동영상 채널 ‘유튜브’에서는 100여개의 동영상이 검색됐다. 불빛과 입김을 이용해 패턴 지문을 알아내는 원시적 방법부터 버튼식 초기화, 원격 프로그램을 이용한 패턴 조종까지 다양한 휴대폰 해킹법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들은 주로 문자나 와이파이처럼 휴대폰 잠금 화면과 홈 화면에서 중복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홈 화면에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잠금 화면에서 사용하는 앱은 잠금 기능이 확실하지만 홈 화면과 연동된 앱은 잠금 기능이 느슨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지문 인식으로만 열리는 아이폰도 음성인식서비스인 시리(siri)를 이용해 앱에 접속하면 패턴 없이 홈 화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동영상 속 해커들은 “급한 전화 한 통만 쓰겠다며 빌리라” “전화를 받는 척하면서 밖에 나가서 패턴을 풀라”는 등 각종 행동요령까지 친절하게 곁들여 휴대폰 해킹법을 전수했다.

채씨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보고 해킹법을 배워 범죄에 활용한 것 같다”며 “수사하면서 직접 찾아보니 관련 동영상이 매우 많았지만 실질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없어 현재로서는 휴대폰 주인이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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