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지 않는 이상 육체노동자를 제외한 노동자들이 하루 종일 사용하는 신체 부위는 손과 다리 정도다. 기껏해야 사용하는 부위는 바닥에 무엇인가가 떨어졌을 때 이를 줍기 위해 굽히는 허리 정도다. 시카고 대학에서 정치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의 사회사상위원회와 워싱턴의 유망한 싱크탱크의 책임자로 일하는 등 ‘전형적인 지식노동자’의 길을 걸어온 저자도 이와 비슷한 삶을 살았다. 그랬던 그가 모든 지위와 혜택을 포기하고 모터사이클 정비사로 변신하면서 깨달은 진정한 노동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사무실 책상에서 벗어나 직접 자신의 손과 몸을 쓰며 사는 것이 우리 삶을 얼마나 더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드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저자는 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와 함께 ‘일을 하는 방식’ 또한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공식적으로 지식노동으로 인정받는 직업들과 비교해 우리가 손과 몸을 움직이며 일할 때 행위주체성과 지적 흥미를 더 느끼며, 그에 수반되는 인지적 도전과 정신적 보람이 ‘지식노동의 공허함’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한다. 1만4,500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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