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개별소비세 인상 공방이 ‘제2의 담배 증세’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오는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의 논의를 앞두고 ‘사재기’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재위 조세소위원회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소세를 한 갑당 126원에서 일반담배 수준인 594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하루 뒤 전체회의에서는 조경태 기재위원장이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논의 자체가 28일로 미뤄졌다.
조 위원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외국 사례와 비교해야 하는데 해외보다 턱없이 높은 세율을 매기면 서민 증세로 이어진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기재위원장이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궐련형 전자담배 논쟁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조 위원장과 같은 자유한국당인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궐련형 전자담배 개소세 인상에 찬성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궐련형 전자담배 과세기준을 20개비(한 갑)로 해 일반담배와 비슷한 수준의 세금을 매기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더해 한국당은 ‘서민 감세’를 이유로 일반담배의 개소세를 아예 폐지하는 개정안도 발의해 일반담뱃세는 없애면서 궐련형 전자담뱃세는 올리는 모순도 해결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이미 교란 조짐이 보이고 있다. 세금이 인상되면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은 현재 4,300원에서 5,000~6,000원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일부 흡연가들은 아이코스 히츠와 글로 네오스틱을 사재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아이코스 히츠는 최근 수도권 지역 등에서 기존보다 더 많은 고객이 몰려 물량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제품 출시를 앞둔 KT&G도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소세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신제품 ‘릴(LIL)’의 출시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권경원·박윤선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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