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그룹 관계자는 “진심으로 안타깝다”며 “최근 분위기를 볼 때 무죄를 받기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실제로 유죄가 인정돼 5년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을 접하니 충격적이다”라고 밝혔다.
B그룹 관계자는 “미래전략실 1, 2인자였던 최지성 전 부회장과 장충기 전 사장이 법정구속되리라고는 솔직히 예상치 못했다”며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기업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국가 브랜드 향상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다른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재판을 통해 미르재단, K스포츠에 대한 기업 출연금을 뇌물로 보지 않게 된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삼성의 최고경영진들이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되는 과정을 보면 여전히 기업이 정치권력에 약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단체들도 우려를 표했다. 국내 1위 그룹의 수뇌부가 모두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에 긴장하며 내부적으로 대내외 동향을 살피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11.9%, 영업이익의 30.7%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기업인만큼, 이재용 부회장의 장기공백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삼성이 쌓아온 브랜드가치 하락과 투자·신규채용 등 주요 사업계획 차질은 개별기업 차원을 넘어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이 불러서 갔는데 이걸 뇌물 등 범죄행위로 보려는 시각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전했다.
다른 경제단체의 한 고위관계자는 “정부와 기업간 관계에서 기업은 늘 ‘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가의 경제정책을 세우고 각종 규제 카드를 손에 쥔 ‘살아있는 권력’이 기업에 무엇인가를 요구했을 때 이를 거부하거나 외면할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는 것.
이 고위관계자는 “이번 1심 판결에 정부의 요구를 거스를 수 없는 기업의 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앞으로 2, 3심에서 이 같은 점이 더 고려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이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 경영자들은 기업이 국가에 헌신해 왔다고 자부해왔는데 이렇게까지 중형을 받아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볼 것 같다”며 “(기업인에 대한 강한 처벌이) 기업 심리를 위축시키고 기업인의 의욕을 꺾을 수 있어 깊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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