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에서는 ‘에스토니아에 반할지도(地圖)’ 1부 ‘중세로의 초대’ 편이 전파를 탄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나라 에스토니아는 중세의 시간이 멈춘 듯한 도시 수도 탈린(Tallinn)에서 첫 여정을 시작한다. 많은 전쟁과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잘 보존된 탈린의 구시가지는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돌이 깔린 바닥과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걷다 보면 탈린 어디서도 볼 수 있는 구시가지의 상징, 올레비스테 교회(Oleviste Kirik)에 도달한다. 16세기 높은 높이로 탈린으로 들어오는 선박과 선원들의 등대 역할을 했던 올레비스테 교회는 현재 여행자들에게 탈린 시내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나선형의 좁고 긴 계단을 힘겹게 올라 교회의 높은 탑 위로 올라가서 푸른 발트해와 건물의 빨간 지붕들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마치 동화 속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교회에서 내려와 카타리나 골목(Katariina Kaik)을 걸으며 15세기 한자동맹 시절부터 길드의 전통을 이어나가는 수공업 장인들의 공방에서 공예 체험도 해본다. 그러나 진정한 중세를 느끼고 싶다면, 중세의 음식까지 맛봐야 하는 법. 지금과는 사뭇 다른 향과 맛을 느끼며 시간을 돌려 과거로 천천히 거슬러 올라가 보자.
화려했던 한자동맹 시절을 지나 침략의 역사를 견뎌야 했던 에스토니아에는 아픔의 흔적과 함께 이색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 작은 마을 룸무(Rummu)가 있다. 사람과 자연의 힘으로 깎여 뾰족해진 돌산과 함께 바로 옆엔 깊고 넓은 호수가 있는데, 그 호수엔 반은 물에 잠긴 구소련 지배 아래에 만들어진 교도소가 있다. 물에 잠긴 교도소 위에서 호수로 다이빙하는 사람들, 그 옆에서 여유를 즐기는 에스토니아인들의 모습을 통해 아픈 과거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배워본다.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의 남동부 지역에는 자신들의 영토를 왕이 다스리는 왕국이라 부르며 나름의 전통과 문화를 이어나가는 소수민족 세토(Seto)인들이 살고 있다. 매년 8월 첫째 주 일요일에는 세토 민족을 다스리는 대표자를 뽑는 ‘세토 왕국의 날’이 열린다. 축제 속에서 세토인들이 그리는 삶과 행복을 느껴본다.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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