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는 군의 대외 발표일 뿐 실제로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파생형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이 지난 5월14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화성-12형은 고각발사로 비행거리 780여㎞, 최고고도 2,110여㎞를 기록해 30∼45도의 정상각도로 쏠 경우 최대 사거리가 4,500∼5,000㎞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화성-12형으로 추정하는 이유는 상승속도가 중거리미사일로 보기에는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발사 후 상승 최고속도는 마하(음속) 15배. 북한이 보유한 어떤 탄도미사일보다 빨라 한때 북이 개발 중인 ‘화성-14형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그러나 속도와 연료량·사거리 조절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군이 파악한 화성-15형의 제원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또 하나 있다. 이 미사일은 고도 250㎞에서 단 분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신형 또는 화성-12형의 변형에 해당된다. 다탄두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대기권에 재진입한 뒤 마하10으로 속도가 줄어든 가운데 이 미사일은 3개로 쪼개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한미일 정보 당국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기권 재진입 시 고열을 견디지 못하고 파괴된 것인지, 혹은 다탄두인지를 정밀 파악하고 있다. 일단 전자의 경우로 보이지만 3개가 아니라 수십 개로 쪼개지는 것이 보통이라는 점이 걸린다.
후자인 경우, 즉 다탄두인 경우라면 북한의 기술이 한 단계 더 발전한 셈이다. 한국과 미국의 대응도 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 파키스탄이 올해 1월 다량의 핵무기가 탑재 가능한 다탄두 지대지 탄도탄 개발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북한과 파키스탄이 기술을 공유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추론도 나온다. /권홍우 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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