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북구 금곡동에는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100여명의 ‘금곡지기’가 있다. 이들은 주민 자율순찰, 무료 마을극장 운영, 심폐소생술 교육, 지역 내 안전점검 등의 활동을 한다. 지난 30일 울산 문수컨벤션에서 열린 안전 관련 정부부처와 기관의 최대 모임인 ‘2017년 안전문화운동추진 중앙협의회 총회 및 안전포럼’에서 금곡지기가 안전문화 대표 사례로 발표됐다.
금곡동은 임대아파트가 많은 지역인데다 주민들 가운데 빈곤층·장애인들도 다수여서 과거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컸다. 하지만 금곡지기의 노력 덕에 다른 지역의 부러움을 받는 마을로 탈바꿈했다. 박성복 금곡지기 단장은 “더욱 살 만하고 안전한 마을을 만들자는 각오로 봉사활동에 나섰다”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자원봉사자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안전문화운동 확산을 위해서는 민관 협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 만큼 지역공동체의 자발적인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민관을 아우르는 대표적 조직으로는 2013년 구성된 ‘안전문화운동추진협의회(안문협)’를 꼽을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잇단 대형사고로 정부 주도적 안전대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비판이 높아지자 민관 합동으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현재 공동위원장은 행정안전부 장관과 민간에서 맡고 위원으로 중앙부처 12곳, 시도 부단체장 17곳, 민간단체 51곳과 공공기관 14곳 등이 참여한다. 대부분의 국내 안전 관련 기관과 단체를 망라하는 셈이다. 각 회원 기관들은 생활안전·교통안전·사회안전·재난안전·산업안전 등 분과를 담당하며 안전교육과 인프라 구축, 제도 발전 등 국내 안전문화 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현 안문협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없지 않다. 안문협이 참여기관 기관장 중심의 모임에 그치고 주도적인 행동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안전 관련 기관이 아닌, 기업이나 학교 등 시민의 일상생활에까지 조직적 연계를 가지지 못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민간 참여를 늘리기 위해서는 지방자치 강화와 함께 지역인들의 자발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윤경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산업단지나 기업체·학교 등에 안전조직이 구성되고 이것이 안전문화운동 확산의 기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채필 안문협 공동위원장(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은 “안문협은 시민의 힘을 모으고 생활 속에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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