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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불안했던 김구라의 세치 혀…‘독설’이 만든 그림자

‘독설 캐릭터’는 결국 독으로 돌아왔다. 방송인 김생민을 향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김구라의 독한 언행은 시청자들의 불편한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김생민 비하’로 발발된 김구라의 태도 논란은 꼬리에 꼬리를 물더니 급기야는 퇴출운동으로까지 번지기 시작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염전에서 욜로를 외치다’으로 ‘연예계 대표 짠돌이’로 불리는 김생민을 비롯해, 조민기, 손미나, 김응수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최근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를 통해 물오른 입담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김생민은 이날 방송에서도 날개를 단 듯 맹활약을 펼쳤다. 몸에 배어있는 절약정신을 보여줄 뿐 아니라, ‘짠돌이 어록’ 등을 언급한 김생민은 자신만의 뚜렷한 철학을 들려주면서 웃음과 공감을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김생민을 대하는 MC들의 태도였다. 절약 정신이 투철한 김생민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거나, 그가 대답을 하는 도중에 말을 끊은 뒤 어깃장을 놓는 등의 불친절한 진행방식이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준 것이다.

이번 불똥은 ‘독설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김구라에게 치명상을 입히고 있다. 중간중간 김생민을 향한 김구라의 불만 가득한 표정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으며, 습관처럼 나오는 손가락질은 게스트를 향한 배려가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김구라는 “생민 씨 같은 생활패턴이 나에게도 필요하다. 철이 들었다”라는 조민기의 칭찬에 인상을 쓰며 “짜다고 철든 건 아니다”며 “대본을 보고 느낀 건데 왜 이런 행동을 하지? 우리가 이걸 철들었다고 해야 되냐”라고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특히 이 같은 김구라의 지적은 ‘라디오스타’ 출연으로 긴장해 손까지 떨며 물을 마시던 김생민의 모습 바로 뒤에 이어지면서 더욱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라디오스타’ 김생민에 “짜다고 철든 건 아니다” 시종일관 조롱하는 MC들


방송직후 시청자들은 김구라를 향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아무리 예능이라고 하지만 게스트에 지나치게 무례했으며, 근검절약은 조롱거리가 될 만한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더 화를 내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한정된 수입 안에서 미래를 위해 아끼고 모으는 김생민의 삶이 일반인의 삶과 굉장히 닮아있었던 것이다. 김생민을 향한 김구라의 공격이 아끼고 열심히 살아온 자신을 향한 공격으로 인식한 시청자들도 있었다.

결국 이 같은 분노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라디오스타’에 김생민을 향한 사과와 더불어 MC 퇴출을 요구한다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으며, ‘김구라 라스 퇴출을 위한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태가 커지자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어제 방송을 보고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김생민 씨는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한 번 녹화에 모셔 좋은 내용으로 다시 찾아뵙겠다”며 사과의 말을 남겼다.

하지만 ‘라디오스타’의 사과에도 시청자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에 대해 그동안 게스트를 향해 거들먹거리면서 삿대질을 하는 김구라의 행동에 불편함을 느꼈던 시청자들의 분노가 한꺼번에 터졌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만약 그동안 김구라가 평소에 남을 하대하듯 하는 태도를 보여주지 않았다면, 논란이 이렇게까지 불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과거 발언논란으로 자숙의 시간을 보냈던 김구라였기에 ‘한 번은 실수지만 두 번부터는 습관’이라고 말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김구라는 김생민를 향해 사과하고,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김생민을 재섭외하겠다면서 진화에 나섰다. 과연 이 같은 진화는 돌아선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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