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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방송가 파업②] “이게 언론이냐?” KBS 파업, 적폐청산 움직임 1000명 돌파

KBS가 MBC 제작거부투쟁에 뜻을 함께하며 적폐청산에 강력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KBS




30일 오후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는 전국 기자·촬영기자 490명, PD 676명이 제작 거부에 돌입해 총 1166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고대영 사장, 이인호 이사장 퇴진만이 공정방송을 되살리는 방법이라며 파업에 동참한 KBS PD와 기자가 1000명을 돌파한 것.

KBS 양대 노조가 파업에 나서 언론노조 KBS본부는 9월 4일 MBC와 공동 파업출정식을 가지며, KBS노동조합은 7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제작 거부 의사를 밝힌 전국 PD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본격적으로 줄줄이 결방을 선언했다. ‘추적 60분’은 바로 이날부터, ‘다큐 3일’ ‘역사저널 그날’ ‘세계는 지금’ 등도 결방을 확정했다. 보도, 시사 프로그램인 KBS1 새벽 5시 뉴스와 마감뉴스는 9월 3일부터, KBS1 라디오 ‘성공예감 김원장입니다’도 앵커의 하차로 결방한다. KBS2 ‘아침뉴스타임’은 제작 거부에 동참한 메인 앵커 이영현 기자 대신 오늘(31일)부터 김재홍 아나운서가 출연한다.

이미 결방에 나선 프로그램도 있다. 28일에는 ‘경제타임’을 비롯한 2라디오 뉴스 프로그램이, 29일에는 1라디오 ‘뉴스중계탑’이 10분 축소 방송, 2TV ‘스포츠 하이라이트’도 방송을 멈췄다.

예능 프로그램은 일단 촬영분이 남아있어 당장에 결방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예정이다. 하지만 ‘1박2일’ 등 굵직한 주요 예능프로그램들의 제작진이 파업에 뜻을 함께 하고 있어 촬영분이 모두 방영된 이후에는 결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BS2 ‘불후의 명곡’ 국회의원 특집 편은 녹화가 잠정 연기됐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BS 노동조합 파업을 지지하는 뜻에서 출연을 취소했기 때문. 추혜선 정의당 의원,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등 그 밖의 출연자들 또한 KBS 총파업에 힘을 싣는 입장이다.

드라마 역시 촬영분이 남아있으며 외주 제작 프로그램이 대부분인 터라 고정 시청자들이 다음 회차를 보지 못할 것에 대한 걱정은 줄어든다. 이에 대해 KBS 한 관계자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예능 프로그램들의 경우 촬영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후 방영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상태”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파업기간에 열리는 드라마 기자간담회 자리에는 연출자의 참석이 어렵다. 외주 제작된 드라마들은 차질 없이 방송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사진=KBS


보직간부들은 사퇴로 동참했다. 29일 PD 보직간부 88명이 사퇴했으며, 30일 기자 보직간부 34명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KBS본부는 30일 여의도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 보도국장단이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관련 뉴스 제작을 막았다”고 폭로했다.

31일에는 윤인구, 이광용, 최원정, 이재후 아나운서 등 KBS 아나운서들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로비에 방문, MBC 아나운서 27명의 제작거부투쟁에 지지 발언을 하는 이례적인 풍경을 보였다.

MBC 사태를 도화선으로, KBS까지 곪고 곪았던 문제점들이 지적되면서 공영방송이 가져야 할 의무가 재차 강조되고 있다. 이번에 방송사를 넘나들 정도의 강도 높은 파업이 가지는 의미는 사뭇 다르다. 노조 측은 지난 정권에서 국정농단과 같은 황당한 사건을 겪었음에도 언론장악의 잔재가 남아있다는 것이 회의적일 수밖에 없지 않냐는 입장이다.

이 같은 배경을 파악하고 마냥 결방에 반대할 수만은 없다는 시청자들도 꽤 존재한다. 이미 앞서 시대적 오욕을 함께 당한 공통분모가 있기에 언론도 대중도 이번 ‘청산’을 꼭 해결해야 하는 숙제로 여기고 있다.

사측과 노조 측 모두 강경한 이번 싸움, 규모 상으로도 결코 쉽게 매듭지어지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언론의 진정한 기능과 사명감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에서 투쟁의 의미에 모두가 주목해볼 필요가 있겠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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