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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6차 핵실험]레드라인 밟은 '金의 핵狂氣'..."우리도 핵무장 하자"

■서경펠로·외교안보 전문가 진단

北 "ICBM용 수소탄시험 성공"

"이대로 가면 北인질 될 것

전술핵 재배치 등 서둘러

핵균형으로 억지력 높여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3일 미국과 한국이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을 기어이 밟고 말았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국제사회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서울경제신문 자문단인 서경 펠로와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더 이상 ‘대화 타령’에 함몰되지 말고 전술핵 배치와 핵무장 등 대북정책 방향을 180도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와 경고에도 6차 핵실험을 감행한 만큼 우리도 자위력 확보 차원에서 ‘공포의 균형’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 소장은 “이대로 가면 우리는 북한의 인질이나 노예가 될 것”이라며 “우리도 핵무장을 서둘러야 하며 우선 미국 전술핵을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가 향후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를 검토할 때 전술핵도 옵션으로 넣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송 전 소장은 “이 시점에서 대화 타령만 해서는 안 되며 우리도 이스라엘처럼 사생결단의 자세로 나서야 한다”면서 “북한의 아궁이 앞에 바짝 전술핵과 핵무기를 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전술에 이리저리 끌려가는 문재인 정부의 안보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평화는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힘에서 나온다”며 “남과 북의 핵 균형을 맞춰 억지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레드라인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모호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북한이 ‘완성 단계 진입을 위해서’라고 얘기를 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아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아직도 (레드라인까지) 길은 남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국제사회에 천명한 만큼 금지선을 밟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은 북미 간 협상을 앞두고 주도권 장악을 위해 미국을 밀어붙이는 초강수”라며 “우려했던 코리아 패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최소한의 방어 차원에서 전술핵을 배치하고 핵 개발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워 대화에 방점을 찍는 안보정책을 전개해 한미동맹에 틈이 생기고 북한에는 전략적 오판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전술핵 재배치의 장점으로 △북한과의 재래식 전쟁 예방 △북한의 한국 겁주기 억제 △중국의 한국 때리기 제어 △한미동맹 결속 강화 등을 꼽고 있다. 남한에 전술핵이 다시 들어오면 남북 간 공포의 균형이 성립돼 북한도 추가 도발이나 전면전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현재의 핵 불균형 상태에서는 북한의 상시적 도발 위협, 남북관계 왜곡 등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한미 간 동맹이 더욱 굳건해져 코리아 패싱도 자동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존재 이유를 상실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소장은 “북한이 또다시 핵실험을 강행한 만큼 우리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폐기를 먼저 선언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이 선언을 폐기하지 않으면 미국의 전술핵무기 재배치나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뿐 아니라 핵 재처리 시설을 보유하는 것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회도 전술핵 배치를 공론화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은 이날 “이제 군병력과 복무기간 축소, 대북방송 중단, 전시작전권 전환 등 현 정부가 제시한 방안은 대응책이 안 된다”며 “제로베이스(원점)에서 대한민국이 생존할 수 있는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북한이 미국과 협상에 나서 코리아 패싱이 되면 더욱 어려워진다”면서 “전술핵 배치, 나아가 독자 핵무장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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