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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 FTA, 산자부 "당장 달라질 것 없은 차분하고 당당하게 대응"

산업통상자원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검토 발언과 관련해 3일 “당장 달라질 것은 없으니 차분하고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며 “다만 어떤 상황도 예단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부는 국익과 국격을 위해 당당하게 한·미 FTA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 왔고 지금도 그대로”라며 “내부 회의 등을 통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지난달 22일 한·미 FTA 공동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한·미 FTA가 폐기되면 미국도 상당한 경제적 손실이 올 것이므로 이 점을 계속 설명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미 FTA 폐기는 미국 측이 일방적으로 요구하면 협정상으론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정문 24조 5항은 ‘협정은 한쪽 당사국이 다른 쪽 당사국에 이 협정의 종료를 희망함을 서면으로 통보한 날부터 180일 후 종료된다’고 규정돼 있다. 폐기 요청을 받은 상대국은 서면 통보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협의를 요청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양국은 요청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보 후 180일 이내에 한국 정부가 아무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협정은 자동 폐기될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실제 협정 폐기 요청을 하긴 쉽지 않은상황. 미 정부가 폐기를 선언하려면 자국 내에서 규정된 법률·행정적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협정 체결을 위해 미 의회에서 비준을 받아야 하듯 폐기도 의회가 반대하면 불가능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한·미 FTA로 수혜를 보고 있는 미국 제조업계나 농·축산업계 등은 한·미 FTA 폐기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가 폐기 수순에 돌입하는 순간 이들의 지지를 받는 의회 내부의 반발 등으로 정치적 압력이 거세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양측 모두 한·미 FTA 폐기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어 (트럼프의 발언은) 사실상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엄포에 가깝다”고 전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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