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과 미국 정부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맞서 고강도 무력시위에 돌입하며 북한 압박에 나섰다.
전날 북한의 핵실험 직후 문재인 대통령의 가장 강한 응징 방안을 강구하라는 지시에 따라 군은 사거리 300㎞의 현무-2A 탄도미사일과 공군의 슬램-ER 장거리 미사일을 동원해 훈련 타격 지점에 명중시켰다. 북한 핵·미사일 시설을 포함해 북한 지휘부를 언제라도 초토화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준 것이다.
미국의 전략자산을 동원한 한미연합 화력대응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와 F-35B 라이트닝Ⅱ, ‘죽음의 백조’ B-1B와 B-52 전략폭격기가 총동원될 가능성이 있다. 한미 당국은 미국의 이들 전략자산과 한국의 독자적인 무기체계를 혼합해 전례 없는 무력시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이를 위한 한미 간 조율도 빈틈없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전날 북한 핵실험 직후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두 차례 전화통화를 통해 양국 공조가 굳건함을 확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 정상의 통화가 조만간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국제 사회의 고강도 제재를 역설하면서도 ‘궁극적 대화’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벼랑 끝 전술을 계속 구사할 경우, 대화 시도를 잠시 접고 무력시위와 고강도 제재로 북한을 고립시키는 전술 대응을 하되 북한 핵·미사일 폐기를 위한 대화라는 전략에 대한 수정은 선택지에 올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우리는 동맹국들과 함께 평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하지 않고 추구해 나가겠다”며 ‘궁극적인 평화적 방법’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전날 “대북정책에 대해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현 국면이 엄중한 상황임에는 분명하지만,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으로 상황을 파국으로 몰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대북 기조가 ‘대화무용론’으로 선회 중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대화의 테이블에 앉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우철인턴기자 dncjf845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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