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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도박 모른 체하는 中관영매체

기사 사라지고 방송보도도 전무

"극단적 대북조치 펼 이유 없어"

정부에 노골적 책임회피 주문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4일 국제면에 1단짜리 단신으로 북한 핵실험을 보도했다. 그 내용 역시 전날 외교부 성명을 요약한 것 외에는 어떠한 논평도 곁들이지 않았다. 사진은 인민일보에 보도된 북한 핵실험 관련 보도. /인민일보 캡처=연합뉴스




지난 3일 북한의 핵 도발 이후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고조되면서 대북 대응책을 놓고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다수 중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물론 베이징 외교가에서도 중국이 결정적인 대북제재인 원유공급 중단이라는 초강수는 배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관영매체들은 당국에 ‘책임회피론’을 주문하고 있다.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가 개막한 3일 북한의 핵 도발 이후 중국 관영매체에서 북 핵실험 보도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관영 중국중앙(CC)TV가 오후 뉴스에서 북한의 지진 발생 소식을 일부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북핵 실험 소식은 한 건도 내놓지 않았다. 이 같은 모습은 4일에도 이어졌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이날 단신으로 북한 핵실험을 보도했지만 내용은 전날 외교부 성명 요약에 그쳤다. 신화망·인민망 등 관영 인터넷 매체는 물론 주요 온라인 뉴스 사이트에서는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댓글이 모조리 삭제된 상태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의 경우 전날 오후 북핵 관련 사평을 게재했지만 이마저도 저녁에는 홈페이지에서 삭제해 버렸다. ‘중국은 북한의 새로운 핵실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는 제목으로 올려졌던 사평은 중국이 대북 원유공급을 중단하면 북핵 문제는 북중 대립으로 불길이 옮겨붙을 수 있으니 중국이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원유 중단 조치의 책임을 맡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담긴 것이었다.



중국 학계에서도 북핵 중국책임론에 대해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며 당국의 불편한 심기를 반영하고 있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은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은 이웃국가인 북한과 직접적인 충돌을 원치 않기 때문에 원유공급 완전 중단이나 북중 변경 폐쇄 같은 극단적인 조치들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핵 문제의 진짜 원인은 미국이라면서 북한의 끊임없는 미사일과 핵실험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잦은 위협과 활동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지도부가 원유 중단 카드보다는 러시아와 함께 미국에 대항해 공동 전선을 펼 수 있는 대응책을 모색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실제로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베이징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적절히 대처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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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국제부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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