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긴장감에 정부도 위기대응 강도를 격상했다. 정부는 4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당분간 24시간 비상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 회의는 통상 기재부 1차관이 주재하지만 엄중한 경제상황을 고려해 김 부총리가 직접 회의를 이끌었다.
북핵 리스크로 금융시장이 흔들린 것은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대부분 일시적으로 끝났다. 그러나 이번 지정학적 리스크는 북미 간 직접적인 대결구도라는 점에서 과거의 양상과 사뭇 다르다. 9일 북한 정권수립일을 전후로 추가 도발도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단기충격이 겹겹이 쌓여 누적 리스크가 커졌다는 점이다.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대외 리스크 결합은 치명적이다. 사드 보복으로 대중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낀 가운데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들먹이고 있다.
경기 회복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면 설상가상이다. 한때 나아지는 듯했던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되고 최저임금 인상과 잇단 규제로 투자 여력마저 약화하고 있다. 이 바람에 성장률은 다시 0%대로 주저앉았다. 대외 악재가 한꺼번에 들이닥쳐 복합위기로 발전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제때에 강력하게 초동 대처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정치권도 경제를 위축시킬 경솔한 발언이나 섣부른 정책을 삼가기 바란다. 비상한 시국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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