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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 판정승' 메르켈, 4연임 대세론 굳혔다

24일 총선 앞두고 슐츠와 마지막 설전

난민·북핵 해법 놓고 노련함 뽐내

유권자 55% "메르켈 잘했다" 호평

앙겔라 메르켈(왼쪽) 독일 총리와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대표가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마지막 TV토론을 진행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베를린=EPA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총선을 3주 앞두고 진행된 마지막 TV토론에서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대표에게 ‘판정승’을 거두며 대세론을 굳혔다. 이변이 없는 한 오는 24일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는 4연임을 확정하며 헬무트 콜 전 총리의 최장수 재임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을 이끄는 메르켈 총리와 슐츠 사민당 대표는 TV토론에서 97분간 격렬한 설전을 벌였다. 슐츠 대표는 TV토론을 역전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총공세를 펼쳤지만 메르켈 총리는 노련함을 뽐내며 유권자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독일 공영방송 ARD가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55%는 이날 토론에서 메르켈 총리가 우세했다고 밝혀 35%의 지지를 얻은 슐츠 대표를 압도했다.

두 사람은 이날 난민 문제, 북한 핵실험 등의 이슈를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슐츠 대표는 메르켈 총리의 난민포용정책에 대해 “다른 유럽 국가들을 적절하게 참여시키지 않은 채 국경을 개방한 것은 잘못”이라며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이민법을 제정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긴 국경을 가졌고, 국경을 넘으려는 이들에게 물대포를 쏠 수 없었다”고 반박하며 수용 결정이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북한이 실시한 제6차 핵실험 대응 및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두 사람의 의견은 엇갈렸다. 메르켈 총리는 “미국이 외교적 해법을 찾는 것을 돕기 위해 우리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반면 슐츠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신(新)나치를 구분할 수 없다. 독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야 한다”면서 반트럼프 정서를 자극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터키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강경 대응을 약속했다. 메르켈 총리는 “터키가 EU의 일원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으며 슐츠 대표도 “총리가 되면 터키의 EU 회원 가입 협상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신 여론조사 집계에서 메르켈 총리의 기민·기사당 연합이 연방 하원인 분데스탁 의석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슐츠 대표의 사민당과 극우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 의석은 전체의 24%, 9%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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