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하비’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미국 텍사스주에 이번에는 오폐수 유해물질주의보가 떨어졌다. 미 석유화학 공업 중심지인 휴스턴 대도시권의 폐수처리 시설이 마비되면서 빗물에 쓸려온 유해물질이 전 지역을 뒤덮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환경보호청(EPA)은 3일(현지시간) 허리케인과 홍수 때문에 800개가 넘는 폐수처리 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으며 텍사스 내 41개 법정 폐기장(슈퍼펀드) 중 13곳에서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EPA가 유독성 물질 유출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EPA에 오염 문제를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텍사스 남동부 지역 주민 수천 명이 식수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시장은 CBS방송에 출연해 “식수원에는 유독성 물질 오염 경고가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WP는 EPA를 인용해 “166개 물관리 시스템 관할구역 소속 주민들에게 끓인 물을 마시라는 주문이 떨어졌다”면서 “다른 50개 물관리 시스템은 완전히 폐쇄된 상태”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앞서 AP통신은 지난 2일 자체적으로 폐기장 7곳을 조사한 결과 홍수 피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EPA는 “13곳의 폐기장이 물에 잠겨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면서 “다만 연락망 이상으로 폐기장에 접근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EPA는 지난달 30일 텍사스 잉글사이드의 팰컨리파이너리, 코퍼스크리스티의 브라인서비스 등 폐기장 2곳의 오염 여부를 조사했지만 특별한 손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염물질은 토양과 대기에도 흘러들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조사인력이 충분하지 않아 후속 대응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일례로 휴스턴시 보건담당 부서에는 수로(水路) 점검 직원이 2명에 불과하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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