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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곤’ 첫방①] 숨 쉴 틈 없었던 몰입도…‘진짜가 나타났다’

배우들의 연기부터, 각본, 연출, 음악까지 어느 하나 ‘구멍’은 찾아볼 수 없었다.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은 첫 시작부터 남다른 몰입도와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며 안방극장에 강렬한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지난 4일 첫 방송된 ‘아르곤’에서는 외압에도 불구하고 팩트를 전하고자 하는 시사보도 프로그램 아르곤의 고군분투와 계약직 용병기자 이연화(천우희 분)의 험난한 기자생활이 그려졌다.

사진=‘아르곤’ 캡처




HBC의 유일한 탐사보도 프로그램 ‘아르곤’은 성중교회 비리 보도로 인해 미끄럼틀을 타게 됐다. 최고의 앵커였던 김백진(김주혁 분)은 사과 방송은 물론이고, 교회와 방송국 사장과 연이 있었던 탓에 방송 시간마저 부당하게 주중심야로 밀려나게 됐다. 방송국 파업 참여 이후 해고된 기자들의 인력은 특채로 채용한 계약직 기자 이연화로 채워졌다.

이 와중에 사회적으로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해명시 미드타운 붕괴사고가 벌어진 것이다. HBC는 방송사들 중 가장 늦게 속보를 내면서 경쟁력에서 밀려나게 됐고, 출세와 유명세에 눈이 먼 보도국장 유명호(이승준 분)는 팩트 확인도 없이 ‘붕괴된 건물의 현장 소장 주광호가 대피 방송 없이 혼자서 탈출했다’고 특종보도를 냈다.

심층 보도를 준비하던 ‘아르곤’은 HBC 뉴스의 특종 후속 보도를 해야 했지만, 김백진은 취재도 없이 자극적이기만 한 유명호의 보도를 신뢰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HBC 특종에 반기를 들었고, 급기야 생방송 도중 대본을 바꿔버리면서 전혀 다른 노선을 택했다.

붕괴사고의 원인이 주 소장 한 사람만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아르곤’ 팀은 붕괴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취재를 시작했다. 이연화는 미드타운 주 소장 부인을 직접 찾아갔고, 그곳에서 유족들에게 시달리는 소장 가족들의 모습을 보게 됐다. 이후 김백진을 찾아간 이연화는 자신의 2G폰으로 찍은 주 소장 가족의 모습과 더불어, 과거 그가 공사를 반대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김백진은 ‘아르곤’ 생방송에서 “이 모든 참변을 소장에게 돌리는 게 과연 정당한 걸까요? 지금부터 ‘아르곤’은 자사보도에 반론을 제기하고자 한다”며 선전포고를 했다. 이를 지켜보던 유명호는 격분했고, 스튜디오에 난입해 대본을 고치라며 으름장을 놨다.

고치라는 사람과 팩트 체크도 되지 않은 뉴스를 전할 수 없다는 사람의 싸움판이 벌어졌으나, 극적으로 주 소장의 시신이 지하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싸움은 마무리 될 수 있었다. HBC의 특종과 달리 주 소장은 여학생을 구하려다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실 앞에 유명호는 고개를 숙였고, ‘아르곤’ 팀은 예정대로 뉴스를 마쳤다. 뉴스가 끝난 후 주 소장의 아내는 김백진에게 전화를 건 뒤 연신 “고맙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아르곤’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오직 팩트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열정적인 언론인들의 치열한 삶을 그려낸 드라마이다. 뉴스를 다루는 ‘기자’의 삶을 다루는 ‘아르곤’인 만큼, 이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은 적지 않았다. 특히 비슷한 시기 기자라는 직업을 소재로 하는 SBS 월화드라마 ‘조작’이 현재 방송 중인만큼, 이와 비교 또한 피하기 어려워 보였다.



사진=‘아르곤’ 캡처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아르곤’은 사전의 우려가 무색하게 지루할 틈 없는 전개와 높은 완성도로 첫 회부터 안방극장의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아 나갔다.

‘아르곤’은 최소 16부작 이상의 분량을 선보이는 여타의 드라마와 달리. 8부작으로 매우 짧은 호흡을 자랑하는 드라마이다. 정해진 분량이 많지 않은 만큼 ‘아르곤’은 한 사건에 대해 지지부진하게 끌고 나갈 시간이 없었고, 덕분에 지루할 틈 없는 빠른 전개가 이뤄졌다.

단순히 전개만 빨랐다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빠른 전개만큼 놀라운 것은 높은 완성도였다. ‘아르곤’의 고군분투를 여실히 보여준 대본은 약 1시간 동안 안방극장을 쥐락펴락하며 울리고 또 웃기며 시청자들이 브라운관에서 눈을 뗄 수가 없도록 만들었다. 드라마 ‘커피 프린스’ ‘치즈 인 더 트랩’ 등의 작품으로 사랑을 받았던 이윤정 PD의 아름다우면서도 깔끔한 영상미와 연출 또한 ‘아르곤’에서 제대로 빛을 발했다.

흠 잡을 곳 없었던 드라마의 배경음악은 그렇지 않아도 완벽한 ‘아르곤’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드라마 안에서 울려 퍼진 음악들은 극의 긴장감을 높이기도 하고, 때로는 안정감을 주는 등 분위기 조성에 일조하면서 ‘놀라운 음악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주었다.

높은 완성도로 기분 좋은 시작을 알린 ‘아르곤’은 매주 월화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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