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들이 닭 체내에 함유된 독성을 조기 배출하기 위해 먹이를 대폭 줄이는 ‘다이어트’ 요법을 썼으나 낭패를 보고 있다. 사흘의 한 끼로 줄어든 먹이량으로 인해 닭이 계란을 낳지 않아 재검사를 못 받기 때문이다. 일부 농장에서는 계란의 살충제 수치가 되레 높아져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처음 알려져 전국을 뒤흔들었던 ‘살충제 계란’ 파문이 점차 수그러들고 있는 것과는 달리 논란을 조기 종식하기 위해 ‘충격 요법’을 쓴 농장들의 경우 역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 됐다. 사흘간 40개씩의 계란이 있어야 축산 당국에 살충제 성분 검사를 요청할 수 있지만 굶주리다 보니 이 기준도 맞추지 못하고 있다.
한 축산 전문가는 “다이어트를 시키면 닭 사육비를 절감할 수는 있겠지만, 체내에 쌓인 유해한 살충제 성분이 더 빨리 빠지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살충제를 언제 뿌렸는지가 중요하다”며 “살충제 성분이 소멸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손샛별인턴기자 set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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