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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시인의 사랑’ ‘무쓸모’ 시인의 시선으로 써 내려간 쓸모 있는 감성드라마

시, 예술, 인생, 열정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 ‘시인의 사랑’이 올 가을 관객들을 찾아온다.

김양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영화 ‘시인의 사랑’은 인생의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사랑’을 맞닥뜨린 시인, 그의 아내 그리고 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드라마. 시나리오가 태어난 곳은 실제 김양희 감독이 거주 중인 제주도이다. 서귀포 앞바다, 이중섭 거리 등을 거닐며 영감을 떠올렸다고 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돼 JPM 심사위원상과 관객상을 받은 작품이다.





김양희 감독, 배우 양익준, 전혜진, 정가람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시인의 사랑(감독 김양희)’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배우 양익준, 전혜진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시인의 사랑(감독 김양희)’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시인의 사랑’에서 재능도, 자신감도, 철도 없는 시인 역을 맡은 양익준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색다른 ‘시인’ 캐릭터를, 전혜진은 철없는 남편을 구박하면서도 남편의 문인 활동을 위해 생활을 도맡은 억척스러운 시인의 아내를, 정지우 감독이 연출한 <4등>을 통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정가람은 해사한 얼굴 뒤 상처를 지닌 소년 역을 맡았다.

5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시인의 사랑’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양희 감독을 비롯해 배우 양익준, 전혜진, 정가람 등이 참석했다 .

이날 김양희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고 캐릭터가 매력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감정선이 불분명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도대체 ‘시인’이란 캐릭터를 누가 할까 우려가 많았다. 그러다 불현 듯 양익준 선배가 떠올랐다“고 캐스팅 과정을 설명했다.

극중 주인공 현택기는 시를 쓰는 재능도, 먹고 살 돈도 심지어 정자마저도 없는 마흔 살의 시인이다.

그는 ”10년 전 양익준 선배님의 쓰임이 영화 ‘똥파리’에서처럼 강렬하지 않았다. 오히려 숙맥같고 수더분한 모습이였다. 그 모습이 떠올라서 일본에 계신 선배님을 찾아가서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에 양익준은 “귀한 시나리오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소재가 보통의 영화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소재나 주제가 이뤄지는 환경 자체가 일상적이라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며 만족감을 전했다. 그의 말대로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천천히 스며드는 영화“이다.

또한 김 감독은 ”시인의 아내 역할을 떠올렸을 때 가장 적격이라고 생각한 배우가 전혜진이었다. 시나리오를 쓸 때 대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대사를 소화하는 맛이 다르다. 맛깔나게 뉘앙스를 잘 살린다“고 전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생각했던 전혜진 선배님이 해주신다고 해서 너무나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양익준은 아내 역으로 호흡을 맞춘 전혜진에 대한 특별한 믿음을 전했다. 양익준은 “영화 속에서도 의지를 많이 하는데, 실제로도 든든함이 있었다. 현장에 그런 든든함을 갖고 오시는 분이다”고 전했다.



시인’(양익준)의 ‘아내’역을 맡은 배우 전혜진은 무능한 남편이자 철없는 예술가인 시인을 구박하면서도 그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인물로 열연했다.

전혜진은 ”시나리오를 취중에 봤다. 재밌었는데 술을 깨고 나니 기억이 안 났다. 이후 맨 정신에 다시 봤는데 진짜 좋더라“라며 작품에 출연한 계기를 전했다.

이어 ”시가 어렵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 그림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완성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선택을 잘했다 싶었다. 합이 잘 맞았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배우 정가람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시인의 사랑(감독 김양희)’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배우 정가람은 영화 ‘시인의 사랑’에서 어느 날 시인(양익준)과 아내(전혜진) 앞에 나타난 해사한 얼굴의 소년 역할을 맡았다. 정가람은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 꼭 하고 싶었다. 오디션 현장에서 김양희 감독님에게 눈빛을 많이 쐈다. 좋게 봐주셔서 참여하게 됐다”며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김양희 감독은 “가람이 같은 경우 소년의 이미지가 정해지지 않았었는데, 그런데 영화 ‘4등’을 보고 좋은 느낌을 받았다. 크랭크인을 앞두고 ‘짠’하고 나타나 오디션 때 흥미로운 연기를 보여줘서 캐스팅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예술’과 ‘사랑’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시인의 사랑’은 팍팍한 현실에서도 진짜 시를 쓰는 일이 뭘까 매일 고민하는 시인, 그리고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아내 앞에 어느 날 파도처럼 위태로운 소년이 나타나 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누군가는 동성애 코드로, 혹은 브로맨스로 이해할 여지도 다분하다.

김양희 감독은 “ 그 시인이 무슨 생각을 할까요, 라고 생각하면서 영화를 만들었다.”며 “사랑 안에 있을 때는 그 사랑이 뭔지 모르다가 시간이 흐르면 그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삶에서 고통과 슬픔도 없었던 시인이 소년을 만나고 돌아보게 된다. 마지막 장면이 그런 의미다. 동성애라고 말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편, 예술과 현실사이의 고뇌, 모두에게 다 다르고, 모두에게 다 똑같은 ‘사랑’의 다양한 의미를 ‘무쓸모’ 시인의 시선으로 써 내려간 감성드라마 ‘시인의 사랑’은 9월 14일 개봉예정이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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