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미사일 실험으로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포스트 아베’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사진) 전 자민당 간사장이 미군 핵무기의 자국 배치를 주장하고 나섰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전 간사장은 6일 오전 TV아사히 프로그램에 출연, “미국의 핵으로 (일본을) 지킨다고 말하면서 국내(일본 내)에 이를 두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타당한 논의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상황에서 미·일동맹을 통한 억지력 강화를 위해선 일본 내 미군의 핵무기 배치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는 견해를 강하게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또 비핵 3원칙을 겨냥해 핵무기를 “갖지도 만들지도 반입하지도 않고 논의도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정말로 괜찮은 건가”라고 재차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미국의 ‘핵우산’과 통상 전력(戰力)을 포함한 종합적 억지력으로 동맹국을 지킨다는 ‘확대억지’ 원리를 거론한 뒤 핵무기를 “반입하지 않는 것과 확대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로 모순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아베 신조 총리 다음 집권을 노리는 유력한 차기 주자이자, 방위상으로 일본 국방정책을 다뤄본 경험이 있다.
통신은 이시바 전 간사장의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가 핵무기 보유·제조·반입을 금지하는 비핵 3원칙을 대외적으로 견지하며 핵 비확산을 주장하는 가운데 집권 자민당 유력인물의 핵 배치론 언급은 국내외에서 비난받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아베 총리의 측근인 가와이 가쓰유키 자민당 총재 외교특별보좌관은 전날 인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일본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등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모았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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