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진행된 바툴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도발을 멈추고 대화로 나오도록 하기 위해 유엔을 통한 강도 높은 제재를 취해야 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통해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몽골의 협조를 주문했다. 바툴가 대통령은 내몽골과 외몽골이 분단된 자국의 상황을 언급하며 “한국의 아픔을 직접적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울란바토르 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울란바토르 안보대화’는 몽골대외관계성과 몽골전략연구소가 공동주최하는 동북아 안보 회의로, 지난 6월 열린 제4차 대화에는 북한 외무성 관계자도 참석했다.
한편, 이날 한·몽골 정상회담은 오후 4시 45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한·러 정상회담이 늦어지면서 2시간 지연된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됐다.
두 정상은 다양한 공통점을 중심으로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었다. 문 대통령은 “바툴가 대통령께서 적폐청산, 개혁을 하고 있는데 저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친근감을 표했고, 바툴가 대통령은 “저도 정치인으로 해외에서 (몽골인이) 제일 많이 주재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적폐청산’이라는 화두 외에도 취임 기간이 비슷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바툴가 대통령은 7월 취임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시기에 취임하고 또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임기를 같이 하게 된다”며 “임기 동안 한국과 몽골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바툴가 대통령도 “두 나라에서 대통령 선거가 거의 동시에 실시됐고, 양측에서 선거가 쉽지 않게 치러진 것 같다”고 공감하며 “한국의 대선 기간 내내 계속해서 관심을 가졌다”고 답했다. 이어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고자 유럽 방문을 마치고 대한민국 평창시를 경유해서 왔다”고 말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블라디보스토크=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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