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7일) 방송된 KBS 대기획 UHD 다큐멘터리 ‘순례’(연출 윤찬규, 신재국, 김한석) 제1편 ‘안녕, 나의 소녀시절이여’가 10.2%(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박조짐을 보였다.
특히, ‘순례’가 첫 회부터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줄을 잇는 호평으로 각종 포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등 시청자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어 시청률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어제 방송의 주인공인 쏘남 왕모는 가난한 집안의 생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어릴 적 도시로 떠나 가정부 일을 했다. 당시 집 주인은 쏘남 왕모에게 일만 시키고 학교에 잘 보내지 않았다. 그 때문에 쏘남 왕모는 제 나이에 맞는 학년에 들어가지 못했고, 또래 친구들보다 낮은 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집안의 장녀인 쏘남 왕모의 하루는 누구보다 분주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낮에는 양을 몰아 풀을 뜯게 하고,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들을 돌봐야 했다. 밤에는 소중한 재산인 양을 잡아먹는 설표(雪豹)를 막기 위해 집 밖 헛간에서 긴장과 두려움 속에 선잠을 자며 불침번을 섰다.
하지만 친구와 함께 있을 때는 쏘남 왕모도 평범한 10대 소녀의 모습을 드러냈다. 예쁜 액세서리와 화려한 옷을 좋아하고 잘생긴 남자 배우에 대해 수다를 떨며 작은 일에도 웃음을 터뜨리는 쾌활하고 귀여운 소녀의 모습으로 돌아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이처럼 가난하고 힘든 환경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들꽃같은 소녀와 서로를 애틋하게 위하는 라다크 사람들의 소박한 정경은 시청자들의 마음도 훈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가난한 가족을 위해 소녀로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과 마음 속에 간직한 많은 꿈을 포기하고 승려가 되는 길을 선택하는 쏘남 왕모의 모습이 보는 이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이별을 앞두고 누나에게 ‘가지 말라’며 가슴을 파고드는 어린 동생의 울먹임은 쏘남 왕모의 마음을 세차게 흔들었으나 결국 그녀는 가족을 위해 집을 떠나 사찰로 향했다.
비구니가 된 왕모는 히말라야 산맥을 뚫고 지나는 ‘패드 야트라’ 순례길에 올랐고, 세찬 눈보라를 온 몸으로 받아내며 험난한 길을 한발한발 걸어나갔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담아 힘겹게 내딛는 소녀의 걸음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방송이 끝난 후, 각종 게시판에는 ‘내 마음을 건드린 한 소녀의 순례길..가슴이 먹먹해서 잠을 이룰 수 없네요’ ‘기대하고 봤고 기대 그 이상을 봤어요 내일도 기대합니다’ ‘한 편의 영화와도 같았습니다. 감동 그리고 여운, 숨막히는 경치’ 등 호평이 줄을 이었다.
8일 저녁 9시 40분 2편 ‘신의 눈물’이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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