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표팀의 중심축인 유럽파들이 소속팀에서 다시 칼을 간다. 월드컵 최종 예선 통과로 본선 16강이라는 목표가 분명해진 뒤 재개되는 리그 일정. 주머니 속을 뚫고 나오는 송곳 같은 활약으로 신태용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 일만 남았다.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신 감독 체제로 치른 최종 예선 마지막 두 경기가 가장 아쉬웠을 선수들이다. 손흥민은 아직 붕대를 풀지 않은 팔로 두 경기 모두 풀타임을 뛰었지만 ‘에이스’ 수식어에 걸맞지 않게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데 실패했다. 전반적으로 저조한 경기력 속에 손흥민만을 탓할 수는 없지만 A매치 7경기 연속 무득점은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아쉬워하는 기록이다. 손흥민은 “숙제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다음달 유럽 평가전에서 숙제를 해내기 위해서는 토트넘에서 먼저 골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9일 오후11시(이하 한국시각) 난적 에버턴과의 원정으로 치러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를 손흥민은 교체 명단에서 맞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팔 부상 여파로 올 시즌 팀의 3경기 중 한 경기에만 선발 출전했던 손흥민이다. 오는 14일 오전 도르트문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1차전 홈경기도 기다리고 있어 빠른 시간 안에 체력과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무릎 수술 여파로 최종 예선 두 경기를 모두 결장한 기성용은 당장 이번주 출전은 어렵지만 조만간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폴 클레멘트 스완지 감독은 “기성용은 올여름 무릎 수술을 집도한 의사를 대표팀 차출 기간에 한국에서 만났다. 계속 재활 훈련 중인데 머잖아 팀 훈련을 정상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완지의 다음 경기는 17일 토트넘전이다. 기성용이 예상보다 빨리 복귀할 수 있다면 이날 손흥민과 맞대결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 둘 외에 국내 팬들의 관심이 가장 큰 유럽파는 ‘코리안 메시’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다. 아직 A매치 데뷔도 하지 않았지만 대표팀 공격에 활기를 더해줄 ‘히든카드’로 벌써 거론되고 있다. FC바르셀로나 유소년팀을 떠나 이탈리아 세리에A로 옮긴 이승우는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취업비자를 받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10일 있을 피오렌티나와의 정규리그 경기 출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17일 AS로마전이 이승우의 세리에A 데뷔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르투갈 FC포르투에서 최근 프랑스리그1의 트루아로 임대 이적한 ‘저니맨’ 석현준도 대표팀의 잠재적인 공격 카드 중 하나다. 장신에 몸싸움을 즐겨 하는, 이승우와는 완전히 다른 유형의 공격 자원이다. 트루아는 석현준의 10번째 팀. 출전 기회를 찾아 유럽과 중동을 가리지 않고 옮겨 다녔다. 프랑스리그는 처음. 공격진이 두껍지 않은 트루아라 석현준은 10일 오전3시 툴루즈전을 데뷔전으로 장식할 수도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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