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정부, 한국 요청시 전술핵 배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대북 옵션 중 하나로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NBC 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는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북 석유공급 제한 등에 동의하지 않으면 한국·일본의 핵무장을 막지 않겠다는 입장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NBC 방송은 이날 백악관과 국방부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열고 공격적인 대북 옵션들을 준비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미측은 대북 사이버 공격과 감시 및 정보전 강화 등을 검토했으며 북측 선박에 대한 검열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요구하는 것을 추진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아울러 북측과 연계된 중국 은행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한편 미사일 방어 체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NBC 방송은 특히 “한국 정부가 요청할 경우 전략 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NBC는 전술핵 재배치가 30년 가까이 유지해온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깨는 것이어서 가능하지 않은 방안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평했다.

NBC는 또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기관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중국은 미측에 세컨더리 제재를 단행할 경우 외교적으로 강력히 대응하며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미군 당국자는 NBC에 “중국 정부는 미국이 북한을 먼저 공격하면 중국은 북한을 지원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미측도 이와 관련해 “중국 측에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한국과 일본이 독자적인 핵무장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며 미국은 이를 제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미사일 방어망을 강화하기로 하고 유럽에서 운용 중인 지상 배치 이지스 SM-3 미사일 요격 시스템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