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0일 서울의 초등학교 교사 임용 절벽 사태와 관련, “서울 교대생을 위해 예외적인 결정을 내려달라”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문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했다. 하지만 임용절벽 사태는 서울과 경기도 등 일부지역에 국한된 일인데다 정부의 정원 확대 ‘불가’ 방침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서한문을 공개한 것은 내년 교육감 선거를 염두에 둔 전형적인 ‘책임회피성’ 언론플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상곤 부총리에게 보낸 ‘초등 교원 증원과 중장기적 수급대책 마련을 호소하며’라는 서한문을 공개했다. 손성조 시교육청 공보팀장은 “모스크바에서 귀국한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고 했다. 조 교육감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열린 모스크바 국제교육포럼에 참석 후 이날 오전 귀국했다.
그는 서한문에서 “서울은 초등교사 미발령자가 998명에 이르고 있어 선발인원을 105명으로 줄일 수 밖에 없었다”며 “학습연구년제 확대, 자율연수휴직 등을 강구하고 있지만 교육부 등 중앙정부의 협력이 없으면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시교육청은 2018학년도 초등교사 선발인원을 전년의 813명(합격자 기준)보다 8분의 1 수준에 불과한 105명으로 발표해 교대생들의 반발을 샀다.
그는 “학령인구의 급감 추세에서 정원을 늘린다는 것이 불합리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고, 서울시교육청이 특별히 직면한 문제를 중심으로 교대생들을 위한 예외적인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 “초등교원 확대를 적극 모색해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조 교육감이 이례적으로 서한문을 공개한 것은 며칠 앞으로 다가온 교육부의 교원수급 정책 방향 발표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교육부와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등은 내년도 교원 정원 확대 불가방침을 굳혔으며, 조만간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다른 지방은 경쟁률 미달 사태가 속출하는 상태에서 서울만 선발인원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것을 안 조 교육감이 임용 절벽의 책임을 교육부에 돌리기 위해 선수를 친 것”이라며 “서한문을 공개한 것도 자신은 나름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쇼’”라고 꼬집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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